이민 2·3세대의 정체성 문제는 대다수 이민자 사회의 고민거리이다. 한국화교(이하 한화) 역시 마찬가지. 서대문구에 위치한 한성 화교 중·고등학교(이하 한성화교학교) 만난 한화 2?세들 역시 한화 1세대들과는 달리 한국을 자신의 나라로 생각하고 있다.

한화 2·3세대들은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 때문인지 그들은 한국을 모국처럼 생각하고 있다. “기억이 흐릿한 대만보다는 태어나서부터 계속 살아온 한국이 더 좋다.”며 “어설프게 대만으로 돌아가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것보다 한국에서의 삶을 사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는 한 한성화교학교 학생의 말은 한화 2·3세대의 의식을 보여준다. 

이 학교의 학생 대다수인 85%는 한국 대학으로 진학을 희망한다. 5년 전만 하더라도 대만대학의 선호도가 높았던 것과는 비교되는 결과다. 그들은 대학을 나온 후 전공을 살려 한국에서 직장을 가지고 살고 싶어한다. 한국을 떠난 삶은 한화 2, 3세 들에겐 이미 타지의 삶이 돼버렸다.

이들을 지켜보는 한화 1세대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이는 한화 2·3세대들을 직접 지도하는 교육자들도 마찬가지이다. 한성화교학교 도서관 관장인 유계진(55) 씨는 “한국인 어머니를 가진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원인을 분석하며 “자신이 한국인인지 착각하며 사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한화 2·3세들의 의식에 우려를 표했다. 

자신을 한국인이라 생각하는 한화 2·3세대. 그리고 그들의 정체성 문제를 걱정하는 한화 1세대. 한화 1세대가 겪어야만 했던 한국사회의 배타성이 가시지 않는 한 한화 2·3세대의 정체성에 대한 1세대의 걱정은 현실이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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