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근처 어디 놀만한 곳이 없을까?
몇 걸음 걸어가면 극장이 짠~하고 나타났으면 좋겠다. 새로 나온 영화는 DVD로도 못 보는데... 어디 갈만한 영화관 없을까? 동대문? 종로? 대학로? 에이. 멀고 사람도 너무 많고 온통 북적북적...
좀 인기 있는 영화는 툭하면 매진되는데 예약 안하고 그냥 스윽 가기엔 위험부담도 크다.
왜 우리 학교 근처에는 극장이 없는거야!
아~왜~

본교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씩 가지는 불만이다. “왜 우리학교 근처에는 영화관이 없을까?” 좀 허름하고 낡은 극장이라도 좋다. 그냥 생각날 때 슬쩍 가서 편안하게 기대 앉아 영화 하나 보고 나올 수는 없을까?

학교에서 버스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아리랑 씨네센터. 성신여대를 지나 아파트들이 오밀조밀 모여 앉은 아리랑 고개로 기우뚱 버스가 올라가면 그 곳에 아리랑 기념비와 함께 자리잡은 아리랑 씨네센터가 보인다. 아리랑 기념비는 한국 근대영화의 시초라 불리는 나운규의 <아리랑>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영화 <아리랑>의 주인공 영진이 순사에게 끌려가며 넘던 그 고개가 바로 이 곳이다.

아리랑 씨네센터는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어 쾌적한 환경을 자랑한다. 개관한지 2년 남짓 된 이 공간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보고 싶은 영화가 있을 때 훌쩍 찾아와도 남은 표를 구하기가 쉽다. 대형 멀티플렉스는 아니지만 150~200석 정도 규모의 상영관 세 개가 있다.



아리랑 씨네센터의 매력은 이 곳에서 우리가 즐길 수 있는 것이 단지 영화만이 아니라는 데 있다. 이 곳은 성북구 도시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기관으로 정보도서관과 미디어센터가 함께 자리하고 있다. 정보도서관에서는 책을 대출하거나 열람실을 이용할 수 있고 매 달 새로운 주제로 펼쳐지는 영화 이야기도 준비돼 있다. 미디어센터에서는 영화나 다큐멘터리 촬영에 필요한 다양한 기구를 대여해 준다. 또한 동영상 편집 등의 미디어 교육 과정도 저렴한 비용으로 수강할 수 있다.

아리랑 씨네센터의 단점이 있다면 이 곳에서는 영화를 보고 난 후 마땅히 식사를 하거나 이동할만한 장소가 없다는 것. 그럴 땐 아리랑 고개를 넘자. 아리랑 고개를 성신여대 방면으로 걸어내려가면 보도 바닥에 있는 배우들의 핸드프린팅과 영화포스터들이 눈길을 끈다.  이러한 영화의 거리를 구경하며 걷다보면 어느 새 시끌벅적한 성신여대 앞에 도착하게 된다. 여자친구와 가끔 이 곳을 찾는다는 정승환(문과대 철학03)씨는 “학교와 가까운 곳에 있어 편하고 여유로운 영화 관람이 가능하다”며 “영화의 거리는 꼭 걸어볼 만하다”고 말한다.

곧 있으면 시작될 기말고사. 정신없이 시험을 치르고 여유 시간이 나면 아리랑 고개를 찾아가 보자. 열심히 시험 본 당신을 위한 새로운 휴식공간을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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