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목) 본교 취업박람회에서 본교생들이 기업 인사담당자와 상담하고 있는 모습. 사진=박진일 기자
신입사원 공개채용이 집중되는 ‘취업시즌’을 맞아 열린 취업박람회. 지난 5일(화)부터 7일(목)까지 3일 간 본교 민주광장에서 취업박람회 ‘2006 고려대학교 Career Odyssey Festival’이 열렸다. 이 행사에는 삼성, LG전자, SK 등 70여 개 업체가 참여해 각종 채용설명회와 취업상담이 진행됐다. 행사 사흘 동안 민주광장은 2006하반기 공개채용을 앞두고 대학생구직자들로 북적거렸다.

대학생 구직자들은 민주광장에 설치된 각 기업의 부스를 돌아다니며 인사 담당자와 1:1취업상담을 했다. 다양한 취업이벤트에서 학생들은 이력서와 면접 클리닉, 인·적성검사 등을 무료로 받기도 했다. 또한 CJ그룹 등 17개 기업에서 채용설명회를 열고 5개의 기업이 ‘이미지 메이킹’ 등 취업특강을 개최했다.

취업박람회에 참가한 학생들로 북적거리던 민주광장. 그 빼곡찬 부스에서 인사담당자와 학생들간에 어떤 얘기들이 오갔을까. 학생들은 부스 담당자들에게 주로 입사 경쟁률은 어떠한지, 입사한 후에는 어떤 일을 하게 되는지 그리고 급여, 복지, 회사 분위기 등은 어떠한지에 대해 궁금해했다.

2003년 졸업 후 군대를 다녀와서 올해 6월 전역했다는 나영민(법과대 법학98)씨는 제대하고 1주일 뒤부터 취업준비를 시작했다. 다음까페 ‘취업뽀개기’에서 알게된 면접스터디에 1달 간 참여하기도 했다. 나 씨는 “내가 지원하는 기업은 나이에 제한을 두지 않아 다행”이라며 “지원할 기업을 정해놓는 등 실질적인 준비가 많이 돼있어 취업박람회 때 부스를 찾아다니면서 얻은게 많다”고 말했다.

취업박람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준비없이 무작정 기업의 부스에 찾아가면 상담은 부실해진다고 충고한다. 출판사에 입사하고 싶다고 밝힌 박신실(문과대 동양사01)씨는 출판업체인 두산 기업에서 차린 부스에서는 담당자와 내실있는 상담을 진행했다. 평소에 관심을 갖고 회사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기 때문이다. 반면 무작정 찾아가본 한 대기업의 부스에서는 담당자에게 질문을 하다가 ‘우리 회사에 대해 더 알아보고 찾아오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박 씨는 “가고 싶은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꼼꼼이 체크하는 것이 좋다”며 “일찍부터 관심을 갖고 구체적인 회사 정보를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대기업 부스에는 많은 학생들이 줄을 서서 상담을 기다리는 반면 중소 기업의 부스는 학생들이 찾지 않았다. 학생들이 중소 기업은 외면한 채 대기업만 선호하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취업박람회에 참가한 김수빈(정통대 전파통신공학 03)씨는 “기업을 볼 때 브랜드 이미지와 선호도를 가장 중시한다”며 “요즘 대학생들은 연봉, 안정성, 복리후생을 가장 많이 따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리크루팅 담당자들은 공통적으로 창의적이고 적극적이며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구직자들을 선호한다고 말한다. 삼성화재 방경미 주임은 “어학실력 뿐만 아니라 성실성과 책임감이 매우 중요하다”며 “학생들은 꾸준히 자기계발에 힘쓰라”고 조언했다.

또한 기업에서는 조직생활에 잘 적응할만한 인재를 선호한다. SK 인천정유 김진욱 과장은 “조직 내의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고 생활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며 “실제로 요즘 기업들은 대학시절에 동아리 활동과 같은 다양한 경험을 한 학생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 박씨는 1주일에 한 번 친구들과 영어토론스터디를 하고 틈틈이 경제·경영 서적을 보고 있다. 박 씨는“학과 공부와 취업 준비를 병행하는 것이 힘들다”며 졸업예정자로서 취업준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신재은(문과대 국문03)씨는 “대학원에 진학해 계속 공부를 해야 할지 취직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취업박람회를 둘러보는 학생들 모두 저마다의 취업고민이 많았다.

취업박람회를 주관한 엘리어트 주식회사의 김상진 총괄사업본부장은 “취업박람회의 현장 상담과 면접이 취업 성공으로 직접 이어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취업박람회가 전시박람회가 아닌 실질적인 행사라고 밝혔다.

한 취업 컨설팅 담당자에 의하면 대학생 구직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취업난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한다. 우선 상반기 경기 악화로 지난해 9월 채용인원 대비 올해 9월의 채용 규모가 10% 정도 줄었기 때문이다. 또 총 1만 4000여 명을 채용하는 대기업에만 구직자들이 몰리는 구조적 요인도 있다. 김상진 총괄사업본부장은 “벤처, 중소기업의 경우 정보가 부족하다”며 “정부차원에서 정보인프라를 구축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구직자들이 눈높이를 낮추면 우수한 벤처, 중소기업도 많이 있으니 학생 스스로 도전의식을 갖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10년 만에 최대 규모로 열린 이번 취업박람회는 다양한 이벤트로 꾸며지고 북적거리는 학생구직자들의 발걸음이 더해 취업의 열기가 후끈 느껴지는 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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