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총장 선출을 3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본지는 본교 교수들을 대상으로 총장 선거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하종호(문과대 철학과) 교수 △이상신(문과대 사학과) 교수 △박진우(의과대 의학과) 교수 △정운용(인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가 응해주었다.

 본지에서는 총장 선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받습니다. 대표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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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신(문과대 사학과) 교수
△ 교수의 입장에서 봤을 때 현재 본교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고려대는 아카데미즘을 살리고, 교수윤리를 세워야 한다. 글로벌라이제이션에는 비학문적인 요소들이 많이 들어간다. 물론 그것도 필요하지만 우선 대학의 본질을 채워야 한다. 대학의 본질은 아카데미즘이다.

우수한 논문이 나오도록 연구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아카데미즘이 돈독해지도록 온 노력을 쏟아야 한다. 지금의 연구업적 평가방식으로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주옥같은 논문이 나올 수 없다. 모든 대학의 행사와 계획들은 아카데미즘을 육성하는 것이어야 한다. 현재 고려대는 대단히 부패하고, 쓸데없이 돈을 낭비하고 있다. 또 무슨 우리가 영어 강의한다고 야단이다. 지금 학교를 아주 망치고 있다. 커리큘럼도 대폭 수정해야 한다. 

그리고 필요한 것은 교수윤리를 세우는 일이다. 교수들의 연구 윤리뿐만 아니라 자질, 품위가 무너져 있다. 특히 학교 본부와 보직교수들이 교수윤리를 갖춰야 한다. 지금 보직교수는 한 10년 전부터 총장 선거제도가 정착하면서 선거꾼들이 차지했다.

△ 현 총장선거 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총장을 교수협의회가 완전히 뽑는 것은 좋지 않다. 군사정권시절에 총장은 위태로웠고, 그래서 직접 총장을 뽑아야 했다. 생각은 좋았지만, 하고 보니 선거판이 됐다. 그렇다고 다시 재단으로 넘기는 것도 곤란하다. 그래서 재단과 교수, 학생, 교직원 모두가 참여해야한다. 졸업생들은 교우회에서 상징적으로 참여하면 된다.

모든 구성원들의 대표로 총추위를 구성하는 것이 제일 합리적이다. 현재는 그게 정착을 못하고 있다. 특히, 전체교수의 예비심사에서 부적격자를 골라내는 방법은 좋지 않다. 부적격자를 꼴지에서 몇 명 가려내는 식은 아주 야만적인 방법이다. 몇 명을 뽑든 신사협정을 맺고, 적격자의 순위대로 가려내야 한다. 교수들이 추천하는 과정이 하나 있고, 재단에서는 외부사람을 공모해 총추위에서 올리는 방식도 좋다. 선발된 인원은 총추위에서 면밀히 공개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이 때 학내 전구성원이 참관한 가운데 공청회를 여는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

△바람직한 총장상, 본교 총장이 지녀야 할 덕목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총장은 아카데미즘을 알아야 한다. 학문의 원리를 알고, 학교를 경영 스타일로 해서는 안된다. 순수과학을 하는 사람이 총장을 맡아야 한다. 경영능력은 중요하지 않다. 그것은 부총장에게 맡기거나, 재단이 담당해도 된다. 총장은 민주적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 학생을 처벌하는데 학과장도 소속대학장도 모르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글로벌라이제이션에 나도 찬성이다. 우리도 100대 대학에 들어가야 한다. 고대에는 1000명 이상의 교수와 16개의 단과대학이 있다. 커미티를 구성해서 일의 우선순위와 방법을 논의해야 한다. 그리고 총장은 대학에 봉사한다는 생각 이외에는 하지 말아야 한다. 재직시는 물론이고 은퇴 후에도 대학과 학문에 봉사하는 사람이 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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