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총장 선출을 2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본지는 지난 1543호를 통해 본교 교수들을 대상으로 총장 선거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호에서는 학생들의 의견을 알아봤다. 인터뷰에는 유승익 대학원 총학생회장, 이유미 안암 총학생회장, 이정수(경영대 경영01)씨, 송용훈(공과대 기계 02)씨가 참여했다.

본지에서는 총장 선출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받습니다. 대표메일(kunews@kunews.ac.kr) EH는 인터넷 고대신문 쿠키(www.kunews.ac.kr)에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이유미 안암 총학생회장 (사진 신수영 기자)
△본교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인가

어윤대 총장의 재임기간 중에 학교의 겉모습은 엄청나게 달라졌지만, 학내 구성원들의 사이는 관계는 더욱 멀어지고 서로를 적대하게 됐다. 작년 삼성 이건희회장 명예철학박사학위 수여식에서부터 시작된 학내 구성원 간의 불신은 최초로 교수의 학생 출교결정이라는 오명을 남기고 수많은 의견 대립을 낳았다. 이 모든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학내 구성원의 중심에서 의견을 조율하고 넓은 마음으로 서로를 포용해야 할 총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또한 얼마 전 문과대 교수님들의 성명서에서도 보여지듯이 학문적 양극화와 일방적인 신자유주의 대학구조조정 역시 심각하다. 영어강의를 교수·학생들에게 강요하고, 단과대를 통폐합시키는 것은 현재의 상황을 타개할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대학의 교육정책은 총장 개인의 사상을 불도저식으로 강요하며 수립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가운데 세워져야 한다.

△현행 총장 선출방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학교 운영 전반을 책임지는 총장은 학내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이 수렴되는 가운데 선출돼야 한다. 현재 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법인 4명, 교수 15인, 교우회 5인, 직원 3인, 학생 3인으로 구성된다. 기본적인 구성에 찬성하되, 직원과 학생의 비율을 높이고 그 구성도 다양화 해야 한다. 또한 교우회와 법인의 선출직에 대한 명확한 규정과 설명이 명시돼야 한다.

또 총장선거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이 수렴될 수 있어야 한다. 지난 총장선거에서 36대 총학생회는 총장후보자들의 생각을 묻고 학우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하여 정책공청회를 열었으나 단 한명의 후보들도 참석하지 않아 정책공청회는 무산됐다. 이번 총장선거과정에서는 학생들이 총장후보자들의 의견을 직접 듣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절차가 보장돼야 한다.

△바람직한 총장상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총장은 학교를 대표하는 사람이며, 학내 구성원들의 갈등을 효과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한 한국사회에서 대학의 사회적 위치와 역할을 인지하고 민주적인 대학운영에 대한 소신을 가져야 한다.

신자유주의 논리에 맞춰 급속도로 변해가는 한국사회에서, 기초학문의 위기와 학문의 서열화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진리의 전당이라는 대학의 본 모습을 충실히 만들어낼 수 있는 총장이 고려대학교에는 절실히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을 학교의 한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대학이라는 공간에서 합리적인 의사소통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총장이 이번 17대 총장선거를 통해 선출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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