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수), 고전음악감상실에서 주최한 ‘가을밤 콘서트’가 저녁 무렵 민주광장에서 열렸다. 쌀쌀해지는 날씨로 한산했던 캠퍼스에 활기가 돌고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가을밤의 재즈선율을 즐겼다. 익숙한 곡이 흘러나올 때면 고개를 끄덕거리며 음악을 즐기는 학생들의 모습이 즐거워보였다. 학내 단체가 주최하는 문화행사에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한 요즘 오랜만에 보는 행사다운 행사였다.

최근 학내 단체가 주최하는 문화행사가 예년에 비해 줄고 있다. 미술, 음악 동아리에서는 매년 정기전이나 정기공연을 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해 행사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나마 참여하는 학생들 역시 동아리 구성원들의 친구들이나 지인들인 경우가 많아 주최자들만의 잔치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과·반 행사 역시 눈에 띄게 줄고 있으며 행사를 하더라도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학교에서 주최하는 크림슨 마스터즈 콘서트나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공연에는 많은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인터넷으로 따로 예매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마다않고 서서 보는 학생들도 많다 하니 인기를 짐작할 만하다.

대학문화가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 하루 이틀의 일은 아니다. 각 대학축제는 연예인들 일색으로 꾸며지는 것이 보통이고 대학생들의 낭만을 대표했다는 대학가요제 역시 초대가수 섭외가 성패를 좌우하고 있다. 기성문화의 화려함 속에 대학문화는 설 곳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추운 날 야외에서 선채로 음악을 듣거나 미술관 전시처럼 세련된 맛이 없는 교내 미술전시 등을 보는 것은 어쩌면 성에 차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학문화가 사라져 가는 지금, 대학에서마저 기성문화를 찾는다면 대학문화는 종언을 고하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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