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 중에서 의미론적으로 가장 상반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색이 노랑이다. 노랑은 그만큼 우리에게 다양한 느낌을 준다. 빨강이 톤 별로 느낌이 다르고 다양한 색을 갖추고 있다면, 노랑은 원색만으로도 여러 가지 느낌을 준다. 또한 노랑은 색 자체가 너무 밝아서, 밝은 톤의 노랑은 세밀하게 구별하기 어렵다. 우리는 어두운 노랑이 되어서야 어느 정도 색을 구별할 수 있는데 이 때, 어두운 노랑은 올리브 그린 계열의 색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물감을 섞을 때 노랑을 어둡게 하려고 검정을 첨가하면, 올리브 그린 색이 되어 녹색처럼 느껴진다. 우리가 아는 갈색이나 황토색 등은 모두 빨강 계열의 색에 속하는 것이다.

노랑은 귀족의 사치를 표현하기도 하는데, 이는 노랑이 황금색을 대변하는 느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황금색은 중국의 황제를 상징하며, 대부분의 동양권에서는 왕과 절대신에 대한 상징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황금색은 사용할 때 정확한 좌표의 표현과 질감을 동반하지 않으면 가치 없는 색으로 쉽게 전락하게 된다.

반면 서양에서는 영국과 독일 등을 중심으로 노랑이 좋지 않은 의미를 갖고 있다. 서양에서 노랑은 유치하고 어린아이 같고, 배신자나 째는 듯한 소음 등을 상징한다. 또한 금발의 여인이나 금발의 남자는 아름다움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아름다운 금발의 여인을 부를 때,‘Yellow’라고 부르면 천박하고 저급한 여인을 뜻하므로 반드시 ‘Goldy’라고 불러야 한다. 노랑은 그리스의 신 중에서 아폴론, 헬리오스 등 태양의 신들을 상징하는 색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노랑은 전통적으로 황제를 상징하는 색으로 조선 후반기까지 금색으로 취급되었다. 따라서 왕실은 물론 민간에서도 노란 색의 사용이 금지되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는 황색 염료를 내는 식물과 염료가 발달하지 않았고, 노랑의 보색인 파랑이 염색에서 발달하였다. 또한, 황색은 우리나라에서 대지와 땅의 기운을 상징하여 모든 색의 중심이 되기도 한다.

화가 중에서 유난히 노랑을 즐겨 사용한 화가로는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가 있다. 인상파 화가들은 주로 칙칙한 톤으로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그림을 그리는데 반해 그는 주로 노랑을 사용한 광적이고 화려한 색채로 그림을 그렸다. 그의 그림 속에서 노랑이 특별히 강렬한 이유는 비싼 카드뮴 대신 싼 크롬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크롬을 두껍고 둔탁하게 칠한 것이 후세에는 그의 광기와 함께 더욱 색이 강해져 강한 인상으로 남아 있게 되었다.

한편, 긍정적인 노랑은 위험을 경고하거나 회색화 된 도시에 삶의 활력을 불어넣는 중요한 요소로 활용된다. 이는 노랑의 활동성과 시인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밖에 노랑은 활동적인 요소로 인하여 가장 창조적인 색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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