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갈수록 쌀쌀해지는 날씨만큼이나 학내 선거가 무관심과 냉담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학우들 없는 유세장으로 취재차 찾아오는 기자들을 볼 때면 그들의 노고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선거 유세장의 무관심한 선거 분위기에 실망이나 했다는 듯 고대신문 일면은 제목부터 선거 무관심을 강조하고 있다.

보이는 현상을 객관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언론으로서의 역할이긴 하나 선거의 이슈나 정책, 그리고 무관심한 현상에 관해 다각적이고 심도 있는 분석 없이 무관심한 상황과 공약 몇 줄만을 나열해 놓았다. 마치 휑한 유세장 기사 사진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기사내용은 학생회에 몸담고, 관심 있게 선거를 바라보는 독자로서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번 총장 선거 기사 역시도 청문회 하나만을 전달하여 선거 전반을 알고 싶어 하는 독자들에게 궁금증만 불러일으키고 있다. 어윤대 총장과 관련하여 이건희 박사 학위 수여, 출교자 문제, 재임 반대 운동 등 많은 문제가 있었던 만큼 이번 총장 선거는 다양한 이슈와 화두를 가진 선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장 선거 전반에 걸친 분위기나 정책 등에 관한 이야기 없이 청문회만을 잘라 보도한 점은 부족하게만 느껴진다. 심지어 청문회에서의 질의를 옮겨 놓고 답변은 홈페이지에 싣는 것은 홈페이지를 방문하게 만들려는 편집자 의도인지 의혹마저 느끼게 한다.

얼마 전 미국 중간 선거에서 이라크전과 북핵문제가 이슈였듯이 어떤 선거에서든 이슈가 있기 마련이다. 이슈에 의해 유권자의 마음이 움직이고, 선거당락이 결정된다. 고대 신문은 선거 기간 동안 이런 이슈를 찾아내서 보여줘야만 한다. 무관심한 선거를 그저 무관심하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이슈를 찾아내고 그것을 가지고 선거의 관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누구나 아는 그런 기사가 아닌 후보의 자질과 정책의 중요성을 파헤쳐주는 그런 기사가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선거와 관련하여 단순히 정책만을 옮겨다 놓는 자료집 같은 신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선거의 이슈와 화두를 찾아내야한다. 그에 따른 각 선본과 후보자들의 입장을 밝혀주고 이를 통해 선거의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될 때만이 학내 선거는 관심을 갖고 활기를 띄게 될 것이다. 또한 이런 분위기 속에서 많은 학우와 구성원들이 참여가 가능하고 풍부한 기사거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당연하게도 학우들 역시 알찬 기사를 읽기 위해 고대 신문을 찾을 것이다.
정창기(생명대 생명과학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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