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렬 씨의 발언이 끝난 3시 30분 경, 갑자기 사람들이 술렁거린다. 그들에게 ‘악마’로 불리던 부시 미국대통령의  사과문이 발표됐다. 주한 미 대사를 통해 전해진 사과문에  광장에 모인 풀들은 서서히 일어나기 시작한다.

“뭐, 사람 죽이고, 미안하다면 다야!”, “그게 사과야. 대사 시켜서 사과하면 그게 사과야. 일본에서 사고 치면 CNN에서 머리 조아리고 사과하면서, 우리 애 2명 죽여놓고서는 남 시켜서 사과해.” “잘못을 인정했으면, 사과를 하고 행동을 해야지. 미선이, 효순이 죽인 게 잘못인데, 재판 결과가 무죄라고?”

이제 풀은 겉잡을 수 없는 들불로 바뀌고 있었다. 그들은 △미군 재판의 무효 선언 △사건의 재판권 이양 △불평등한 SOFA 협정 개정 등의 실체적인 행동이 없는 사과는 무의미하다고 외치고 있다.

#2
오후 3시가 조금 넘은 시각 전쟁기념관 앞 광장에서 본격적인 집회가 시작됐다. 보통의 시위와 집회가 그러하듯, 학생과 노동자 중심의 집회다.  수장격의 사람이 단상에 오르고, 이어 많은 사람들은 ‘투쟁’을 외친다.

버스 창을 통해, 찡그리는 표정을 지으며 연신 시계를  사람이 보인다. 그들에게 밖의 광경은 일상 속의 어색하고, 낯선 풍경일 뿐이다. “또 데모군.”, “왜 저들은 경찰과 대치하고 있지?”라는 풍경에 대한 생각도 잠시 뿐이다, 이내 “이런 약속 시간에 늦겠는데…”라는 자신의 일상에 대한 고민으로 돌아온다. 그들은 그 날 저녁 뉴스를 통해 그들이 본 모습을 보고, 울분을 참지 못한다. 그리고는 그 때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본다.

#3
전경과 실랑이를 하고 있는 시위대를 보고 있다. 갑자기 어느 여고생이 실신해 들려 나온다. 수능을 끝낸 19세 소녀. 수능을 끝내고 친구들과 반미투쟁에 참가하기 위해 집회에 참석했다는 소녀. “언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 같나?”는 물음에 “애초에 사람 사는 사회가 불평등한 것이 문제고, 그런 것을 깨우쳐주지 못하는 윤리책 또한 문제다.”라고 외친다. 그리고 그 소녀는 “고등학생의 신분이라도 잘못된 사회를  바로 잡을 수 있다면, 운동을 거부하지 않는다”는 일침을 놓았다. 그것은 사회에 대한 미선이와 효순이 세대의 일갈이리라…

#4
광화문으로 향한다. 운전을 하시는 평범한 김 씨, “사과하고 그랬으면 되는 거 아녀?”라고. 그의 말에 대뜸 ‘됐다’, ‘아니다’를 말할 수는 없었다. 맘속에 있는 분노를 아직 폭발시킬 때가 아니라고 사회는 말하기에… 당연한 잘못이고, 당연한 판단인데, 나는 그리고 우린 무엇을 망설이고 있을까?   

오후 3시가 조금 넘은 시각, 전쟁기념관 앞 광장에서 열린 집회, 집회에 모인 사람들은 미선이와 효순이의 억울한 죽음에 분노하며, 주한 미군 타도와 반미를 크게 외친다. 그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들의 시위가 일상을 방해함을 짜증내는 이도 있었다.
 
 
#1
오후 3시가 조금 넘은 시각. 전쟁기념관 앞 광장에서는 본격적인 집회가 시작됐다. 트럭의 옆 뚜껑을 잘라서 만든 무대 위에 사람들이 오른다. 어느 새 바래진 무대 뒤편 미선이와 효순이의 흑백 사진은  5개월이 지나도록 진상규명 조차 제대로 못한  우리네 마음을 아프게 한다. 무대 위 오른 오종렬 여중생 사망 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 상임회장은  대국민 시국선언문을 발표한다. “미국은 여중생 사건에 대한 미군 재판을 무효화하라.”, “한국 정부는 무죄 판결을 무효화하고, 한미 SOFA 협정을 전면 개정하라.”
사람은 죽었지만, 책임지는 사람은 없는 범죄. 있을 수 없는 그 사실을 개탄하며, 광장에는 분노가 조용히 번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분노는 한 겨울 마른풀에 뿌려진 불씨였다.


오종렬 씨의 발언이 끝난 3시 30분 경, 갑자기 사람들이 술렁거린다. 그들에게 ‘악마’로 불리던 부시 미국대통령의  사과문이 발표됐다. 주한 미 대사를 통해 전해진 사과문에  광장에 모인 풀들은 서서히 일어나기 시작한다.

“뭐, 사람 죽이고, 미안하다면 다야!”, “그게 사과야. 대사 시켜서 사과하면 그게 사과야. 일본에서 사고 치면 CNN에서 머리 조아리고 사과하면서, 우리 애 2명 죽여놓고서는 남 시켜서 사과해.” “잘못을 인정했으면, 사과를 하고 행동을 해야지. 미선이, 효순이 죽인 게 잘못인데, 재판 결과가 무죄라고?”

이제 풀은 겉잡을 수 없는 들불로 바뀌고 있었다. 그들은 △미군 재판의 무효 선언 △사건의 재판권 이양 △불평등한 SOFA 협정 개정 등의 실체적인 행동이 없는 사과는 무의미하다고 외치고 있다.

#2
오후 3시가 조금 넘은 시각 전쟁기념관 앞 광장에서 본격적인 집회가 시작됐다. 보통의 시위와 집회가 그러하듯, 학생과 노동자 중심의 집회다.  수장격의 사람이 단상에 오르고, 이어 많은 사람들은 ‘투쟁’을 외친다.

버스 창을 통해, 찡그리는 표정을 지으며 연신 시계를  사람이 보인다. 그들에게 밖의 광경은 일상 속의 어색하고, 낯선 풍경일 뿐이다. “또 데모군.”, “왜 저들은 경찰과 대치하고 있지?”라는 풍경에 대한 생각도 잠시 뿐이다, 이내 “이런 약속 시간에 늦겠는데…”라는 자신의 일상에 대한 고민으로 돌아온다. 그들은 그 날 저녁 뉴스를 통해 그들이 본 모습을 보고, 울분을 참지 못한다. 그리고는 그 때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본다.

#3
전경과 실랑이를 하고 있는 시위대를 보고 있다. 갑자기 어느 여고생이 실신해 들려 나온다. 수능을 끝낸 19세 소녀. 수능을 끝내고 친구들과 반미투쟁에 참가하기 위해 집회에 참석했다는 소녀. “언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 같나?”는 물음에 “애초에 사람 사는 사회가 불평등한 것이 문제고, 그런 것을 깨우쳐주지 못하는 윤리책 또한 문제다.”라고 외친다. 그리고 그 소녀는 “고등학생의 신분이라도 잘못된 사회를  바로 잡을 수 있다면, 운동을 거부하지 않는다”는 일침을 놓았다. 그것은 사회에 대한 미선이와 효순이 세대의 일갈이리라…

#4
광화문으로 향한다. 운전을 하시는 평범한 김 씨, “사과하고 그랬으면 되는 거 아녀?”라고. 그의 말에 대뜸 ‘됐다’, ‘아니다’를 말할 수는 없었다. 맘속에 있는 분노를 아직 폭발시킬 때가 아니라고 사회는 말하기에… 당연한 잘못이고, 당연한 판단인데, 나는 그리고 우린 무엇을 망설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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