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랑∼딸랑∼’소리와 함께 친숙한 겨울풍경으로 자리잡은 빨간색 구세군 자선냄비. 누구나 한 번쯤은 자선냄비에 정성껏 성금을 넣은 뒤 구세군의 흐뭇한 웃음과 마주한 적이 있을 것이다. 올해도 오는 4일(수)부터 24일(화)까지 추운 날씨에도 어김없이 거리를 지키고 있는 구세군들을 만날 수 있다.

구세군 모금액은 매년 10%정도씩 늘어나, 지난해의 경우 20억원 가량의 성금이 모였다. 구세군 대한본영 홍보부장 안건식 사관은 “경제가 어려워도 적은 돈이나마 성금을 내는 사람들이 아직 많다.”며 “특히 1년 동안 모은 돼지 저금통을 가져와 성금으로 냈던 아이와 선생님을 따라온 30여명의 유치원 아이들이 동전 몇 개씩을 넣으면서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구세군 냄비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로, 경제가 꽁꽁 얼어붙은 때에도 학생들의 온정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구세군 모금에 참여하는 방법은 자선냄비에 직접 성금을 넣는 것 외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12월 한달 동안 9개 주요 은행(국민, 서울, 신한, 우리, 외환, 조흥, 제일, 농협, 우체국)의 전국 각 지점에서 ‘월 2000원의 사랑’자동이체 캠페인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 구세군 홈페이지
(www.salvationarmy.or.kr)를 통해 ‘사이버 냄비’에 성금을 기탁할 수도 있다. 이렇게 모아진 성금은 기초생활보호자 구호, 복지시설 구호, 이재민 구호 및 재가복지, 청소년문제 예방 및 치료, 난민 일시수용시설, 실직자를 위한 쉼터, 에이즈 예방, 결식아동 급식 지원, 중증복합 장애인시설 등에 도움을 준다. 

구세군 냄비가 물론 사람들의 관심을 꾸준히 받고 있지만 실제 모금활동을 준비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올해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에 동원되는 인원은 총 4만 명. 이중 3만 5천명은 구세군 사관(목사)과 신도들이고, 나머지 5천 여명의 일손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안 사관은 “현재 자원봉사자들을 모집중이지만 참여가 기대보다 저조하다.”며 대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했다.

이러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이틀 후 서울시청 앞에서 ‘2002년 구세군 자선냄비 시종식’을 앞둔 구세군 대한본영은 지금 준비가 한창이다. 올해 전국 73개 지역에 설치될 204개 냄비 중 녹슨 것은 도색, 수리한 후 전국 시, 읍에 배송하고,자선냄비를 지키는 병사가 입을 제복도 깨끗하게 손질하고 있다. 또한 모금활동이 낯선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기초 교육도 진행중이다.
 
연말이면 신문사나 방송사에 하루에도 수억원의 성금이 답지되는 것과 비교할 때 액수는 비록 작지만, 이웃을 생각하는 이름없는 서민들의 정성이 모아진 구세군 자선냄비가 갖는 의미는 크다고 할 것이다. “가장 커다란 행복은 한해가 끝나갈 무렵, 바로 그때가 시작하던 때보다 나았다고 느끼는 것이다.”라는 헨리 데이빗 소로의 말처럼 한해가 가기 전에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을 우리 모두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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