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생 968명을 대상으로 한 본지 설문조사 결과 어윤대 총장의 임기 4년에 대한 평점은 3.28점(5점 만점)으로 나타났다. ★★★

어 총장은 지난 2003년 2월 20일 본교 제 15대 총장으로 취임해 4년 동안 본교의 총장으로 일했다. 어 총장은 취임식에서 영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고려대학교를 민족의 대학에서 세계의 대학으로 탈바꿈하고, 과학 분야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어 총장 재임 4년 동안 학교는 외형적으로 급격한 발전을 거듭했다. ‘CEO형 총장의 선두주자’라는 말에 걸맞게 그는 재임기간 동안 3500억 원이 넘는 대학발전기금을 모금했으며 본교에 대한 대외적 평가를 상승시켰다. 하나스퀘어, 백주년 기념관 등 많은 건물이 신축됐고, 외국인 학생 증가, 영강 의무화 등 본교의 국제화에도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어 총장 임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으로 ‘건물 신축’과 ‘세계 200대 대학 진입’ 등이 선택된 것도 학교 발전에 있어 어 총장의 공헌을 인정하는 결과다. 본교 자유게시판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돈을 모아 총장님께 감사패를 전달하자”는 의견도 내고 있다.

반면에 어 총장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신자유주의적 대학 경영과 급진적 개혁을 추진한 결과라는 목소리도 있다. 기초 학문의 위축, 민주적 절차를 외면한 독선적 대학 경영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어 총장 재임기간 중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이건희 삼성 회장 명예철학박사 학위수여 사태’와 ‘보건대 문제로 인한 교수감금 사태’가 각각 2위와 3위로 꼽히기도 했다. 이는 학교와 학생, 학생과 학생 사이의 갈등이 그만큼 심각했음을 보여준다. 이민규(인문대 사회03)씨는 “서창 학생들의 경우, 안암 캠퍼스에 치우친 학교 발전을 체감할 수 없었다”며 “학생을 위한 발전이기보다는 외형적으로 보이기 위한 발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 총장만큼 학생들에게서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았던 총장은 드물 것이다. 오는 12월 21일, 본교 제16대 총장으로 이필상(경영대 경영학과)교수가 취임한다. 이필상 교수가 만들어갈 본교의 4년은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은경 기자 vagab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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