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토리노 동계유니버시아드 공식 홈페이지)

본교 유일의 쇼트트랙 선수인 조해리(사범대 체교05).
조 선수는 지난달 17일부터 27일까지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제 23회 토리노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이하 U대회) 쇼트트랙 1000m, 1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쇼트트랙 선수들 대부분이 그러하듯 조 선수도 취미삼아 시작한 운동이 올해로 14년째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대표선수로 활약한 조 선수는 올림픽을 제외한 모든 국제대회에 참가해 메달을 휩쓴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이다.

부상만 아니었다면...

조 선수를 지도하는 모지수(36) 감독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조해리 선수를 지도했다”며 “성실하고 정말 열심히 하는 선수다. 습관성 어깨탈구만 아니었다면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됐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습관성 어깨탈구’는 운동선수들이 쉽게 당하는 부상이다. 어깨가 한번 빠지는 날엔 짧게는 몇 일에서 길게는 몇 주동안 운동을 쉬어야만 한다. 특히 팔 움직임이 중요한 쇼트트랙 경기에선 습관성 어깨탈구는 선수를 괴롭히는 고질병이 되기 쉽다. 모 감독은 “이번 U대회 전에도 조 선수의 어깨가 빠져 걱정을 많이 했다”며 “다행히 대회 장소에 도착해 제 컨디션을 찾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쇼트트랙은 좁은 아이스링크 트랙에서 4~8명의 선수가 빠른 스피드를 겨룬다. 종목의 특성상 부상을 입기 쉽다. 조 선수도 습관성 어깨탈구 뿐 아니라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어 몇 개월간 훈련을 쉬어야 했다. 또 허리, 허벅지, 발등 등 성한 곳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조 선수는 잦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늘 밝게 웃고, 긍정적으로 생활한다.

쇼트트랙 선수들은 1년 내내 훈련에 매진해야 한다.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는 거의 매달 시합이 있다. 또 여름에는 겨울에 열릴 시합에 대비해 강도 높은 체력훈련을 거쳐야 한다. 4월 국가대표 선발전이 끝나면 한 달 정도의 꿀맛 같은 휴식기간이 있다. 휴식기간이 돼서야 조 선수는 학교 수업에 빠지지 않고 출석한다. 그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들과 수다를 떨기도 하고, 과 행사에도 참여하며 여는 대학생들과 같은 생활을 즐긴다.

파벌 갈등을 안고 있는 쇼트트랙

지난해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불거졌듯이 한국 쇼트트랙에는 파벌 갈등이 존재한다. 훈련이 팀 중심이 아닌 개인 코치 중심으로 이뤄지다보니 특정한 그룹이 형성돼 자신이 속한 그룹이 우선시된다. 그동안 쇼트트랙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왔기 때문에 쉬쉬했던 문제다. 빙상연맹에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표팀 감독 자리를 없애고 개인코치제를 도입했다. 개인 코치제는 선수 개인의 경기력 향상에는 도움이 됐지만, 정작 팀 작전이 필요한 순간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조 선수도 이번 U대회에서 피해를 입었다. 1000m 결승에서 1위로 질주하는 조 선수를 같은 한국 선수가 뒤에서 추월하는 과정에서 조 선수와 약간의 충돌이 있었다. 조 선수는 3위로 밀려났다. 결국 조 선수를 추월했던 한국 선수는 실격 처리됐고, 조 선수는 은메달을 따는데 만족해야만 했다. “너무 아쉬워 눈물이 났다”는 조 선수의 얼굴에선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조 선수는 여독이 채 풀리기도 전에 스케이트화 끈을 다시 조여 맸다. “동계체전도 얼마 남지 않았고, 국내대회 중 가장 큰 대회인 종별 선수권대회가 3월에 있다”며 “아프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게 웃었다. 갖은 고난과 시련 속에서도 14년 동안 쇼트트랙만을 생각하고 열심히 달려온 조해리 선수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21일(수)부터 고양시 덕양 어울림 마루에서 열리는 전국동계체전에 출전하는 조해리 선수에게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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