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 「고대신문」을 읽고 눈에 들어오는 기사는 ‘어쩔 수 없이’ 선거관련 기사였다. 총학생회 선거 관련 기사와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고 내년 학생회에 대한 많은 단상들 역시 들었다. 이 신문이 나갈 때면 총학생회 선거가 끝나고 36대 민족고대 총학생회가 세워져 있을 것이다. 어떤 선본이 당선되었든 간에 2003년 학우들과 마주칠 수 있는 학생회를 만들기를 기대해본다.

올해 역시 학생회 선거에 대한 학우들의 관심은 싸늘했던 것 같다. 정해진 시간 내에 투표를 끝내지 못하고 연장투표를 진행했으며, 특히 올해는 6개 선본이 나오는 등 학생회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오갔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관심은 여전히 냉랭한 것 같다.

문학은 왜 필요한가? 현학적이고 관념적인 사람들은 이 질문에 대해 현란한 수사로 대답함으로써 오히려 독자들을 문학에서 쫓아내곤 한다. 문학이 필요한 이유는 문학이 생활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조건은 아니지만 자신의 삶을 비추어볼 수 있고 삶에 대한 또 다른 고민,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학생회 역시 마찬가지이다. 학생회의 위기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예전부터 꾸준히 있었고 또한 그 해답으로 수많은 대답들이 나왔지만 아직까지 학생회의 위기가 해결되고 있지 않다. 어쩌면 우리의 질문은 학생회가 왜 필요한가로부터 다시 시작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문학이 그러하듯 학생회가 없다고 해서 대학인의 생활이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대학에 들어오면서 하고 싶었던 일, 스스로에게 다짐했던 약속들을 하나하나 지켜가면서 우리가 하고 싶었던 대학생활을 하기 위해서 학생회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그리고 학생회의 위기는 학생회가 모든 것을 못해주었기에 생긴 것이 아니라 학우들의 삶의 양식에 조응하지 못했기에 생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학생회를 준비하는 사람들, 그 고민의 시작은 바로 여기서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고민이 쌓여야만 2000명이 넘는 부재자 투표 신청으로 증명되는 학우들의 정치적 무관심으로만 설명될 수 없는 지금의 학생회의 위기를 다시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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