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역 통해 삼라만상 파악, 산술적 하루 不可
시공 개념을 통한 관찰은 동·서양 맞닿아 있어
 
동양의 시간 개념은 선택과 적시(適時)의 개념이 주를 이룬다. 이는 서양 시간의 개념이 시작(Start)과 끝(End), 현실(Now)을 중심으로 해석된 것과 대비된다.

선택과 적시의 개념을 쉽게 풀이해 보자. 1미터 가량의 시간 잣대가 있다고 하자. 서양의 경우는 1미터라는 시간의 길이와 잣대의 크기, 구성성분에 치중하는 해석을 내린다. 반면에 동양은 처음부터 20센티까지는‘그 구간이 어떠한 역할하는가?’,‘어떠한 의미를 갖는가?’등으로 나누며, 각 각 시간대에 대한 철학적 개념의 해석을 요구한다.

논어 학이편(學而篇)의 1장의‘ 學而時習之 不亦說乎-배워 때에 맞추어(timely) 익히니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도 이러한 적시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예라 할 수 있다.

동양의 경우, 대표적으로 역경(易經)과 복희, 문왕, 주공, 공자 등의 사상을 중심으로 짚어볼 수 있다. ‘역(易)’은‘변화하는 이치’로 천지인(天地人)·삼재(三才)의 바탕을 이루는 원리다. 이는 크게 7가지 원리로 조명되는데, 천체가 변화하는 이치인 ‘천역(天易)’, 시대에 따라 변하는  규범이나 정치, 문화의 ‘인역(人易)’이 있다. ‘서역(書易)’은 여러 가지 사회의 원리가 글로써 전해져, 조금씩 변해가는 사회의 원리를 말한다. ‘심역(心易)’은 천역, 인역, 서역의 아우러 ‘삼라만상(森羅萬象)’을 통해 시공의 흐름, 세상의 이치를 깨달을 수 있는 경지를 이른다.

동양에서는 천체의 변화에서도 시간의 개념을 투영해 생각한다. 천체상에서 지구의 자전행로를 세로로 잘라보면 자전축을 기점으로 원기둥 모양의 이동축을 그린다. 이는 역(易)의 원리를 통해 천체와 지구가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다. 고정되어 있지만 이탈된 지구는 봄은 봄이지만 같지 않은 봄을 만들어내고, 올해의 봄과 내년의 사계가 다를 것이라는 예측을 자아낸다.

이 같은 역의 원리에 따른 움직임은 공간적(空間的) 차원에서 보면 ‘무극(无極)’이 되고, 시간적(時間的) 차원에서 보면 계절이 된다. 공간에서는 나선형의 궤도를 그리며 끝없이 나아가고 있지만, 시간적 차원에서는 첫 점을 출발하여 다시 끝점으로 돌아온다.

시간적 원리를 통해 1년을 산술적으로 나타내면 1년은 약 365.2422…일이다. 이 남는 하루가  완전한 하루가 되려면 8만년도 모자란다.

그러므로 ‘무극’은 한정돼 있지 않고, 시간은 그 흐름만을 느낄 수 있다.이것을 삼라만상 원리 중 일부라 할 수 있고, 시공에 구속을 받는 인간은 이 이치를 깨닫기가 요원하다고 설명한다.

동양에서는 우주는 이 같은 칠역(.七易)과 삼라만상 원리에 따라 움직인다고 말한다. 이 중 지구가 공전하고 계절이 변하는 자연사를 시공의 개념으로 관찰하고 연구해왔다는 사실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서 주창한 것처럼, 시간과 공간을 하나로 여겼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또 하나  ‘빛은 곧 시간이다’라는 서양 과학의 물리학적 원리가 동양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받아들였다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다. 역경 해설편 첫 장에서 ‘유·무의 개념을 별개로 해석해서는 안된다. 이는 빛이 존재하기에 어둠이 존재하며, 빛의 진정한 가치는 어둠에서 나타난다. 그렇다면 극(極)이 없음은 무엇을 뜻하는가?’라고 묻고 있다. 이는 빛, 곧 ‘태음(太陰)’의 이치를 나타낸 것과 맞닿아 있다고 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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