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고대신문의 실험실습비 기사를 읽어보았는데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독자투고를 쓰게 되었다.

우선 실험실습비가 교과활동에 폭넓게 쓰여 인문대생들도 실험실습비를 내는 것이라고 했는데, 이 교과활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교과활동을 위해 사용되는 돈이라면 그것은 실험실습비가 아니라 등록금 아닌가?

사범대의 역사교육과, 국어교육과, 지리교육과 등은 졸업요건으로 답사를 가야 한다. 한 해에 적게는 7~8만 원에서 많게는 10만 원이 넘는 돈이 들어 학생들의 부담은 몹시 크지만 학교에서 지원되는 금액은 거의 없다. 학교에 지원을 요청하면 등록금을 올려 지원해주겠다고 해서 학생들로서는 항의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그런데 기사를 읽어보고 인문계도 역시 등록금에 이미 실험실습비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공계열은 실험을 하지만 인문계열은 ‘실험’이라는 말이 들어간 수업이 없다. 굳이 ‘실험’에 견줄 수 있는 것이 우리과의 경우 ‘답사’다. 실험실습비라는 명목으로 돈을 걷었다면 이에 맞는 용도로 지원하는 것이 옳지 않는가. 체육교육과의 경우에도 실험실습비를 내고 있지만 학교에 체육교육과 수업에 필요한 시설들이 불충분해 수업을 듣기 위해 수영장 등의 시설을 이용할 때 별도의 돈을 들여서 수업을 들어야한다.

그리고 실험실습비 사용 내역을 학과사무실에서 공개하고 있기 때문에 학과사무실에 문의하면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알 수 있다고 하는데, 그것은 학과 사무실로 배당된 만큼의 금액에 해당하는 얘기다. 학생들이 내는 실험실습비 중 학과사무실로 배당되는 금액은 자연계의 경우 학생 1인당 17만 5천 원, 인문계의 경우는 3만 5천원이라고 알고 있다. 지금까지는 이 돈이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의 일부라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 실험실습비로부터 나오는 것이라면 이는 학생들이 내는 전체 실험실습비에 비하면 일부일 뿐이다. 전체 금액 가운데 일부의 사용내역만을 공개하고서 실험실습비의 사용내역이 공개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이미 등록금은 돈이 없어 휴학하는 학생들이 생길 정도로 부담스러운 액수다. 그리고 등록금에 있어서 실험실습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만만치 않은 만큼, 학생들은 실험실습비가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알고 싶어 한다. 고대신문 기사 마지막 단락에 나왔던 것처럼, 학생들이 내는 실험실습비가 온전히 학생들을 위해 쓰인다면 이해하겠다. 그러나 우리가 내는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도 알 수 없고, 실질적으로 교육여건이 개선된다고 느껴지는 것도 없는 상황에서 학교가 그저 학생들을 위해 쓰고 있다고만 한다면 학생들의 공감을 얻기는 힘들 것이다.
윤형덕 (사범대 역교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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