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미래에 대해서는 크게 두 가지 예측이 있었다. 우주가 지금처럼 팽창하다가 수축하기 시작해 한 점으로 돌아간다는 ‘빅 크런치(big crunch)’와 지금의 팽창속도를 유지하며 계속 팽창한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빅 크런치란 우주의 밀도가 일정 수준보다 높아지면 자체의 중력에 의해 우주가 수축하면서 붕괴하는 것이다. 하지만 암흑에너지의 발견으로 이전의 두 가지 가설이 아닌, 팽창속도가 가속화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 우주의 팽창이 빨라지는 것은 우주를 수축시키는 중력보다 팽창시키는 힘인 암흑에너지가 세기 때문이다. 이처럼 점점 팽창속도가 빨라지면 우주는 결국 어떻게 될까?

지난 2003년 미국 다트머스대 로버트 칼드웰 교수와 캘리포니아공대 연구팀은 팽창속도가 빨라지면 220억년 뒤에는 우주가 산산조각 나는 ‘빅 립(big rip)’으로 최후를 맞을 것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은 빅 립 6000만년 전에는 은하가 해체되고, 3달 전에는 태양계의 행성들이 떨어져나갈 것이며 30분 전에는 지구가 폭발하고 결국엔 원자마저도 조각날 것이라 했다.

하지만 다음해인 2004년 볼티모어 소재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 연구팀의 애덤 리스 박사는 암흑에너지가 최소한 향후 300억년 동안은 우주를 멸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 결과 우주는 점진적으로 팽창, 냉각돼 어두워지며 격렬한 대붕괴를 겪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노화의 단계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 것이다.

암흑물질탐색연구단의 김선기 교수는 “현재로선 빅 크런치의 가능성은 없어보인다”며 “우주의 붕괴는 어차피 인류멸망 뒤에 일어날 일이므로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암흑에너지가 정말로 안정한 힘인지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좀 더 연구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2010년 NASA가 허블 망원경의 사용을 중지한다고 결정함에 따라 대체 장비가 마련될 때까지 연구가 지연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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