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이란 쪼개고 쪼갠 방이라는 말이다. 보통 낡고 오래된 여관이나 여인숙, 축사를 개조했거나 무허가주택의 형태로 밀집됐고 보증금 없이 일세(5천원∼1만5천원)나 월세(8만원∼20만원)의 형태인 집을 일컫는다. 방은 별도의 편의시설이 없이 0.7∼2평 정도의 크기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서울 4곳, 인천 2곳 등 총 8곳의 쪽방촌이 존재한다. 하지만 쪽방촌이라고 해서 다 같은 것은 아니다. 쪽방촌마다 그 지역의 사회, 문화적 특색을 반영하고 있다.

인천지역의 경우, 약 1천여 세대가 △만석동 △인현동 △북성동 △효성동 등 공장과 항구 지역에 쪽방촌이 형성돼 있다. 창신동, 영등포 1,2 동 등지에 퍼져 있는 서울의 쪽방촌과는 형성원인에서 차이를 보인다.

특히, 먼저 인천의 쪽방촌은 공장주변과 항구부근에 분포해 거주자들 대부분이 쪽방을 자취방 형식으로 이용한다. 이에 반해, 다른 지역의 쪽방촌은 지하철이나 버스정류장 부근에 분포하며 대부분 노숙자들이 하루 일하고 자는 방으로 이용되고 있다. 또한, 인천의 방 크기는 1.5평에서 2평정도로 서울의 0.7평에서 1.5평보다 좀 더 크다.

이렇게 인천의 쪽방이 그외 지역과 다른 이유에 대해 ‘인천 쪽방 상담소’의 한 담당자는 “인천의 경우 항구가 있고 공장도 많아서 다른 지역과의 차이를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지역의 쪽방에 사는 사람들은 독거노인과 노동자들이 대부분이다. 가끔씩 외국인 노동자들이 사는 경우도 있지만 아직은 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독거노인은 가족이 없는 경우지만 자식들이 같이 살기를 꺼려해 홀로 사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노동자들의 경우는 대다수가 주변의 공장을 다니는 일용직 근로자들이다.
 
쪽방의 가장 큰 문제는 위생상태가 취약하다는 점이다. 쪽방은 화장실과 샤워실, 세탁실 등을 공동으로 사용한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아침마다 세면을 위해 전쟁을 치뤄야하고 일을 보기 위해서는 줄을 길게 늘어서야한다. 다행히 쪽방 상담소가 공동 샤워실과 세탁실을 만든 이후에는 사정이 좀 나아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여러 가지를 공동으로 이용하면서 위생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 “대부분 집이 지저분해 벌레들이 많이 나온다.”는 효성동 한 주민의 말처럼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쪽방촌의 대부분 건물은 낡은 목재 건물로 이뤄져 있다. 지난달 8일 북성동 쪽방 여인숙 화재사건으로 6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친 사건도 이때문이다. 인천 북성동의 박봉기(67) 씨는 “전선의 합선 때문에 불이 많이 난다.”며 전선이 정리되지 못하고 널려있는 구조여서 위험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쪽방 사람들은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받지 못하고 있다. 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부양의무자가 없거나 있더라도 부양능력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여기에 사는 사람들 중, 그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여기에서 그들을 도와주는 이들은 쪽방 상담소를 비롯한 몇몇 시민단체가 전부이다. 쪽방 문제에 대해 정부의 대책은 아직까지도 미흡한 실정이다.

어떤 이유로도 이곳의 주민들은 결국 쪽방을 떠날 수가 없다. 그만큼 싼 가격에 방을 구할 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고, 다른 곳으로 떠날 형편도 못 되기 때문이다. 

이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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