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본교생들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본교가 일선의 고등학교에서 연 입시설명회에서 공개한 ‘수능 합격안정권 점수’였다. 매년 공개했다지만 이를 인터넷에 공개하겠다던 입학처장의 발언이 철회되는 해프닝이 있었던 터라 자연스럽게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공개된 점수에 대해 ‘생각했던 것보다 높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와 함께 본교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실감했다. 입학점수에서 몇몇 학과를 제외하곤 연세대학교에 조금씩 뒤졌던 일은 이제 먼 옛날의 일로 치부하는 분위기다.

최근 본교는 실로 눈부신 발전을 거뒀다. 최첨단 시설을 도입한 건물이 속속 완공되며 세계 일류대학으로의 하드웨어적인 기틀을 마련했다. 교수 수를 늘리고 이들의 자격조건을 강화해 학문의 질적 향상도 꾀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타임지에서 발표하는 대학순위에서 세계 200대 대학에 진입했고, 단과대별로는 세계 100위 안에 든 곳도 나왔다. 이러한 변화가 우수한 신입생들을 본교로 이끌었다.

그런데, 너무 앞만 보고 달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교수 숫자를 확대하면서 구멍 난 재정은 앞으로도 계속 올릴 등록금으로 메울 것인가. 영어강의 확대로 세간의 평판은 올려놨지만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문제들은 그냥 저대로 놔둘 것인가. 설마 학교 당국은 본교의 모든 영강이 진짜 ‘영어’로 진행된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발전도 좋다. 본교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 또한 당연히 기분 좋은 일이다. 그런데 잠시, 한 번 쯤은 숨을 돌리면서 뒤를 살펴보는 것은 어떨지. 공들여 쌓은 탑, 그러나 너무 서둘러 쌓는 바람에 미처 보지 못한, 어쩌면 못본 척 했을지도 모를 ‘금’이 언제 갈라질지 모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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