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지난 해 열린 동계 올림픽에서 김동성 선수가 오노 선수와의 역주 중 실격패 판정과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과 극화된 우익 행태에 대해 국민들의 분노가 가장 조직적으로 밀집된 곳은 사이버 공간의 커뮤니티였다. 그곳에서 네티즌들은 이러한 문제를 세계적인 이슈로 만들며 단합된 힘을 보여줬다.

2002년 사이버 커뮤니티는 공간적 한계를 뛰어넘어 네티즌들이 직접 관심사에 의견을 표출하고, 과거보다 훨씬 능동적인 사회참여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한 개인들의 커뮤니티 수준에서 벗어나 사회적 이슈를 책임지고 이끌어가는 커뮤니티로 발돋움 한 것이다. 
 
또한, 사이버 커뮤니티는 일상적인 인간관계와 삶의 양식에서 기존 질서를 극복할 뿐 아니라 국가권력과 제도권에 대한 전면적인 도전집단으로 성장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29일부터 7월 1일까지 3일동안 560개에 달하는 기관 및 단체의 홈페이지들이 ‘사이트파업’에 들어갔다. 이는 정보통신부가 지난해 7월 1일부터 시행하는 ‘통신질서확립법’의 인터넷 내용 등급제와 온라인 시위 불법화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시도였다.

사이버 커뮤니티가 갖는 이 같은 영향력이 기존 질서의 올바른 변화를 불러온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그러나 2002년의 사이버 커뮤니티는 분명 현실세계 변화의 단서를 제공하고 보이지 않게 그것을 이끌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패션타이즈

1999년도에 첫선을 보인 패션타이즈는 매년 150%씩 매출이 증가해 이제 전체 타이즈 매출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아졌다.“특히 이번 겨울에는 지난해 보다 39%신장한 50만족 정도가 팔려나갔다.”고 비비안 스타킹 팀의 이원덕 팀장은 말한다. 

타이즈 관련업체는 올해의 패션 경향이 패션 타이즈의 유행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겨울에는 80데니어(섬유의 굵기를 표시하는 단위, 일반스타킹은 평균 15데니어)의 두께로 타이즈가 매서운 바람을 막아주고, 바지만큼의 보온 역할을 담당한다.

또, 예년에 비해 바이올렛, 퍼플브라운, 네이비, 네이비블루, 다크그린 등의 컬러가 타이즈 시장에 부각된 면도 주목할 만하다. 기존의 스트라이프, 사선무늬 에서 생소한 옵티컬 큐브, 아가일 체크까지, 여러 모양의 패션타이즈는 스타킹은‘민무늬에 무채색, 스킨 컬러 중심’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여성들에게 개성추구는 물론 해방감을 선사한다.

“대학생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남과 같은 옷을 입었을 때다.”라며 “스타킹 하나라도 남과 다른 개성을 추구하고 싶다.”고 말한 여대생의 말속에서 패션 타이즈의 유행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시장표’부터 ‘브랜드표’까지 가격도 5천원부터 많게는 5만5000원까지. 패션타이즈는 다양성의 측면에서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무선인터넷

#현재 대학에 재학중인 김00군(21세)은 주변에 컴퓨터가 없을 때라도 핸드폰을 이용, 자유롭게 이메일을 확인한다. 뿐만 아니라 CF광고에서 나온 온라인 게임과 채팅까지 즐긴다.

#‘어 끈이 없네! - 너 도 해봐, 얼마나 편한데!’- 한 연인이 대학원 앞 벤치에 앉아, 무선 인터넷과 노트북을 통해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 있다.

본교를 배경으로 한 무선LAN CF 광고의 한 장면. 유난히‘끈’을 강조하고 있는 그들은 ‘끈 없이 자유롭게 즐기고 있다는 점’을 광고 속에서 보여준다.

진화의 방향이 ‘획일에서 개성으로’, ‘고정에서 자유로’흘러간다던 질 들뢰즈의 학설이 올 한해를 뜨겁게 달궜던 무선인터넷 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이는 2001년 5800억원이었던 무선인터넷 시장 규모가 2002년 1조7400억원으로 3배가량 늘어난 것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무선 인터넷을 통한 서비스인 벨소리, 통화연결음, 노래방을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콘텐츠업체들이 지난해 매출액도 전년도 보다 2∼3배이상 늘었다.

이 같은 무선 인터넷의 발전을 두고 질 들뢰즈 등 철학자들은 ‘신유목민’이라는 흥미로운 단어를 만들어 냈다. 생존을 위해 초원과 대지를 누볐던 유목민의 생활양식이 지적호기심과 연결이라는 코드로 핸드폰과 무선LAN을 통해 재현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또한, 이들의 기존 질서를 해체하는 주역들이 되고 있다는 뜻이다.

선정도서

“책 읽는 사회 만들기 국민운동 측과의 연계를 통해 독서 캠페인에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끌어냈다.”는 출판 평론가 표정훈 씨의 말처럼 선정도서는 2002년 한해 동안 독서 문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2002년 출판시장에는 소설 및 아동도서의 판매 증가가 뚜렷했으며, 컴퓨터 관련 서적의 판매 규모는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특히 「문화방송」의 ‘느낌표’ 선정도서가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독점하면서 소설 전체 판매율을 급상승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종합 50위안의선정도서 중 위기철의『아홉 살 인생』, 공지영의 『봉순이 언니』 등 10권이 올라 베스트셀러 판매의 20%를 점유했다.

학창시절 게임잡지와 만화책 이외엔 책을 거의 읽지 않았던 한 공대생의 “책 표지에‘느낌표 선정도서’라는 마크의 유무가 올해 책의 선정기준 이었다.”라는 말처럼 선정도서 읽기 열풍은 책과 평소에 거리를 두던 대학생들까지 강타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외형적으로 독서 시장을 키우기만 했지 독식만 했다는 볼멘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느낌표’연출자인 MBC 김영희PD는 “의도하지 않았으나 불가피했던 부작용에 대해 비판이 있는 줄 알지만 오락프로그램의 한계 안에서 가능한 다양하게 선택하려 노력했다.”며 “책이 저 높은 데 있는 어떤 가치의 결정판이 아니라 가까이 할 수 있는 친구처럼 느끼도록 한 것이 성과라면 성과”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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