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 상담소 그거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그나마 살아갈 희망을 주는 곳이지.” 인천 쪽방 상담소에서 만난 한 할머니가 누런 이를 드러내며 웃는다.
올해로 만 2년째를 맞는 인천 쪽방 상담소. 여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쪽방 거주민들과 함께 울고 웃는다. 상담소 소장 김승종(33) 씨는 “주민들이 우리에게 많이 의지하고 고마워할 때 힘도 더 생기고 일한 뒤 보람도 더 느낀다.”고 말한다. 그러나 “쪽방 거주민들이 서로 물품을 받아가려고 욕심을 부리거나 나눠준 물품을 받지 못했다며 없는 물품을 내놓으라고 할 때는 힘이 빠진다.”고 털어놓는다.

쪽방 상담소는 쪽방에 살던 사람들이 IMF이후 대거 노숙자로 전락하자 쪽방에 살고있는 사람들에게 복지서비스를 제공, 노숙자의 수를 줄이려는 의도에서 지난 2001년부터 보건복지부의 지원으로 만들어졌다.

현재 전국적으로 약 10여개에 달하는 이들 쪽방 상담소는 쪽방 거주민들에게 공동 세탁실과 같은 위생시설과 생필품, 구호금 등을 제공해 그들의 삶을 보조해주고 있다.

인천 쪽방 상담소는 보건복지부의 지원 예산과 후원금을 바탕으로 인천 효성동, 만석동, 북성동, 인현동 쪽방 지역에서 복지 사업을 펼치고 있다.
 
상담소 측은 쪽방 거주민을 대상으로 △주 1회 기초의료검진 △먹거리 지원(반찬, 조미료 등) △거주민 주민등록 말소 무료 복원 △실직자 구호금 지원 △겨울철 난방비 지원 △공동세탁실, 공동목욕실 운영 △무료 점심 급식 제공 △소화기 배치 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적은 인원과 제한된 예산 때문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인천 인현동 한 주민은 “쪽방 상담소가 생긴 후 예전에는 재래식이었던 공용화장실을 수세식으로 개조해주고, 공동 샤워실 및 공동세탁실도 만들어 줘서 훨씬 생활이 편리해졌다.”며 상담소의 활동을 달가워했다.  

반면, 상담소 활동은 자원봉사자의 부족, 보건복지부의 예산삭감 등의 이유로 점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천 쪽방 상담소의 한 직원은 “예산삭감 등 쪽방 상담소 지원 축소에 대해서는 전국에 있는 쪽방 상담소들이 공동대응과 후원자 모집 등을 통해 대처해 나가고 있지만 자원봉사자문제는 해결하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어“대학생들이 농활을 가는 것처럼 복지 시설에서도 봉사활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