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2학기, 총장 연임 문제 등 굵직한 학내 문제들이 휩쓸고 지나간 뒤라  많은 후일담들이 오고간 한 학기였다. 학내 구석구석을 누비며 한 학기 간 본지 보도면을 채워온 취재부 기자들이 모여 기사에 담아내지 못한 이야기들과 취재과정에서 느낀 점들을  풀어놓았다.

- 본교를 대표하는 총장의 선출 방법을 개정한다면서 본교의 큰 구성원이라 할 수 있는 학생과 교직원이 거의 배제되고 논의가 진행된 점은 상당히 아쉬웠다. 게다가 총장 선출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교수협의회와 재단은 너무 자신들의 입장만을 고려하지 않았나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든다. 교수협의회와 재단간의 밀고 당기기로 총장추천위원회 규칙개정 9인 소위원회가 오랫동안 진행되지 못했으며 결국 결정된 새 선출 방법도 거의 교수협의회와 재단의 결정사안만이 받아들여졌다.

-이공계의 위기론이 대두되면서 본교 자연계 캠퍼스에 대한 얘기도 큰 관심거리였다. 이런 상황을 대변하듯 학생회장 후보들이 자연계  캠퍼스에 대한 공약들을 많이  내놓았다. 이공계 캠퍼스의 학생들이 본교 캠퍼스학생들과의 이질감을 해결할 수 있는 균형있는 개발이 진행돼야 할 것이다.

본사에 이공계 출신 기자들이 많지 않아 자연계 캠퍼스의 얘기를 더욱 잘 담아내지 못했다. 인문계와 자연계의 구분이 자신의 활동 영역에도 구분을 짓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 다른 얘기지만 자연계 캠퍼스 동아리 연합회 축제 때 있었던 일이다. 자연계 캠퍼스 동아리들의 축제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동아리 사람들만 와서 문화행사를 구경하다가 자리를 떴다. 자연계 캠퍼스의 피해 의식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가지만 이공계생 스스로 자신들의 캠퍼스를 사랑하는 마음의 부족한 것 같았다.

- 유독 잡음이 많았던 36대 총학생회 선거였다. 연장투표라야 이제 어느 정도 내성이 됐다지만 기성 정치판을 연상케까지 하는 불협화음들은 보기 안타까웠다. 세칙에 나온 대로라면 징계를 받고 후보에서 탈락됐어야 하는 선본의 징계 수위를 낮춰 중선관위 작위로 그 선본의 탈락을 막기도 했다.
물론 선거 분위기의 지속을 위해 그러한 결론을 내렸다고는 하지만 세칙에 명시된 내용을 작위적으로 해석한 부분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반면에 정경대의 선거 분위기는 총학생회 선거와 비교되리만큼 아주 좋았다. 정경대의 선거 과정과 개표를 지켜보면서 ‘학생회 선거는 이래야 하는구나!’라고 느끼기도 했다.

-무엇보다 기억나는 것은 7년만의 정기고연전 승리가 아닌가 싶다. 1950∼60년대 학번까지 다 같이  기뻐하는 모습은 취재기자까지 들뜨게 만들었다.

실시간 중계 때문에 VIP석에 앉았는데 그 곳엔 학교 관계자들이나 고령의 선배들이 앉아 계셨다. 본교가 이기니 재학생들과 똑같이 기뻐하고 열광했다. 고연전은 나이를 초월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이 들게끔 했다.
고연전 하니 축구 경기가 있던 날, 민주광장에서 진행된 안티연고전 행사가 생각난다. 텅 빈 학교에서 별 호응도 없이 진행된 안티연고전 모임은 안타깝기까지 했다. 안티연고전의 생각에 동조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안티연고전에 모두 함께 하기에는 아직 우리가 고연전을 통해 느끼는 기쁨이 너무 큰 것 같다.

-장세환 추모콘서트가 기억에 남는다. 수요예술무대는 사람이 상당히 많았는데 장세환 추모콘서트는 노천극장에 빈자리가 많았다. 물론 그 날 합동 응원 O.T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의인을 추모하자는 뜻있는 자리가 외면돼서 안타까웠다.

기념 식수와 기념비가 그를 기리는 것의 전부는 아니다. 오랫동안 학생들이 의인을 기릴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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