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IT기술을 나무에 비유하면 기둥은 대기업이고 가지는 벤처기업이다. 대기업이 굵직한 기술 개발에 주력한다면 벤처기업은 세부적이고 특성화 된 기술 개발에 주력한다. 노트북을 개발할 때, 노트북에 필요한 전반적인 기술을 대기업이 담당한다면 노트북 터치패드와 관련한 세부기술은 벤처기업이 맡는 식이다. 대기업은 사내에 다양한 분야의 기술개발팀을 두고 있지만 IT분야의 종류가 워낙 많고 모든 종류의 기술을 동시에 개발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주)위니텍은 통합재난관제시스템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가진 회사다. △중복신고·장난전화 자동처리 시스템 △신고자 위치 송신 시스템과 출동대의 출동시간을 최소화하는 시스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주)위니텍 강은희 사장은 “재난관제시스템 기술은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위니텍이 맡고 있는 분야”라며 “국내에서 경쟁력이 있었던 기술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외국시장에서도 통하는 기술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주)위니텍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경우라면 기존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기업도 있다. (주)니트젠은 지문인식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다. 일반적으로 지문인식은 광학적 방법을 사용한다. 이는 유리판에 손이 닿을 때, 내부 광원에서 강한 빛을 쏘아내 지문능선에 따른 빛의 굴절 정도를 인식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지문을 인식한 사람의 잔존지문이 다음 사람의 지문인식에 혼란을 줄 수 있다. 이에 (주)니트젠은 내부광원이 켜져 있을 때 인식한 지문만 받아들이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기술로 유리판에 남아있는 잔존지문을 진짜 지문으로 잘못 인식하는 오류를 방지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손의 습한 정도에 따라 내부광원의 밝기를 조절해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인식하도록 했다. (주)니트젠 연구기획팀 최효진 씨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대기업보다 앞선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벤처 기업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런 독자적 기술을 가지고 있는 우량 IT 벤처기업이 많지만, 대다수의 벤처기업은 자본이 부족해 기술개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IT 벤처기업연합회 박행귀 실장은 “벤처 붐 시기에는 투자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투자가 부쩍 줄었다”며 “이 때문에 많은 벤처기업들이 대기업에서 연구비를 지원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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