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도 기지는 완공 전부터 세계 기상·해양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대부분의 관측기지는 육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데 이어도 기지는 육지의 영향을 받지 않는 바다 한가운데 위치하기 때문이었다. 육지의 영향력이 적으면 좀 더 정확하고 다양한 기상·해양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이어도 기지에는 기상관측장비 14종, 해양관측장비 21종, 기타 장비 5종 등 총 44종 108개의 관측장비가 있다. 이들을 이용해 기온 바람 습도 수온 염도 조류 등 인근 바다의 해양 정보, 대기오염물질의 이동과 지구 온난화 등 전 세계적 환경문제와 관련된 자료 수 백 가지를 수집하고 있다. 수집된 자료는 10분 간격으로 무궁화 위성과 상업용 위성인 글로벌스타를 통해 해양연구원에 전송된다. 이는 다시 기상청을 비롯한 여러 기관과 일반인들에게 실시간으로 제공된다. 이 자료들을 바탕으로 한 논문들이 ‘Made in Ieodo, Korea’란 표시를 달고 세계의 과학자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지난 1월부터 이어도 기지의 운영, 관리가 한국해양연구원에서 국립해양조사원으로 이전됐다. 기지 운영은 국립해양조사원이, 연구는 한국해양연구원이 맡아,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연구가 가능해졌다. 또한 본격적으로 장비를 교체하고 최신장비를 설치해 명성에 어울리는 과학기지의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어도 기지에서는 이런 최상의 연구조건을 활용해 현재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다. 특히 태풍, 해일 관련 연구가 활발하다. 태풍이 들어오는 지점의 이어도, 중간지점의 제주도, 태풍이 나가는 독도에 장비를 설치해 태풍생성부터 소멸까지의 과정을 심화 연구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해양연구원은 4년 전부터 미국 로드아일랜드대학교와 태풍수치모델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해왔다. 또한 태평양 지진해일 관측을 위해 미국이 전 세계적으로 설치할 예정인 지진해일 관측시스템(DART) 중 일부가 이어도에 설치된다. 이 밖에도 기상, 해양관련 연구와 대기오염, 지구온난화 등 지구의 환경변화와 관련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된다. 또한 국립해양조사원은 오는 6월부터 장마와 집중호우 등에 관해 기상청과 공동연구를 진행하며 음향디텍터를 수중에 설치해 조류와 수중 생태계에 관해 연구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