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감금 사태’로 알려진 이 일로 7명의 학생들은 출교조치를 받았고 5명은 유기정학, 7명은 견책 조치를 받았다. 출교조치를 내린 학교측과 출교조치를 받은 출교자들은 지난 1년간 싸움을 벌여왔다. 학교로서는 잊기 위한, 출교자들로서는 잊히지 않기 위한 싸움이었다. 이러는 동안 양 쪽의 기억은 간단하게 ‘정리’되고 있다. 학교는 출교자들을 패륜적인 행위를 저지른 문제아로 기억하고, 출교자들은 학교를 학생자치활동을 탄압한 부당한 권력남용의 상징이라 말한다.
정작 그날의 사건과, 그날의 징계조치는 잊혀져 간다. 그날 밤 제자들에게 갇혀 밤을 지새야했던 교수들의‘모욕감’을, 징계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을 발견한 ‘당혹감’을 이제는 몇 사람이나 정확히 기억하고 있을까. 지난 3일(목) 민주광장에선 ‘출교 1주년 기념행사’의 마지막 행사로 촛불집회가 진행됐다. 민주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100명이 채 안됐다. 다시 1년이 지나면 그 자리에 몇 명이나 남아있을지 의문이다.
시간이 갈수록, 기억은 자신에게 유리한 단편적인 것들만을 남긴 채 사라진다. 이미 많이 늦었지만 바람직한 해결을 이끌어내기 위해, 객관적인 사실을 갖고 논의할 수 있을 때 출교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상처처럼 본관 앞에 천막이 자리하고 있다. 문제해결을 위한 양측의 전향적인 자세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