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탑춘추] “같이 갑시다”

2021-10-10     송다영 취재부장

  애기능동아리연합회가 2년 연속으로 온라인으로 축제를 개최했다. 온라인과 더불어 ‘사이버펑크’라는 이색적인 컨셉으로 돌아와 이과캠만의 축제 특색을 살렸다. 비록 거리두기 때문이긴 하지만, 공연을 사전녹화해서 생기는 장점도 있었다. 음향과 자막 등을 손볼 수 있어 완성도 있는 무대를 보여줄 수 있었다.

   기획의도가 참신하다고 감탄하고 있던 것도 잠시, 공연동아리 무대를 실시간 중계하고 있는 유튜브 스트리밍 실시간 접속자는 최고 20명이었다. 공연 관계자와 동아리 부원들을 빼고 과연 몇 명의 학생들이 참여했을까 싶다. 당초 계획됐던 백일장 대회 감상회와 사이버펑크 패션쇼 또한 참가인원 수 부족으로 연기됐다.

  이렇게나 관심이 없다니. 기사를 위해 보게 된 행사의 세부내용, 행사를 준비한 과정을 알아서일까. 아쉬웠다. 축제라고 하면 어떻게든 수업도 빼고, 대학생활의 낭만을 즐기러 강의실을 나서던 시절도 있었다. 연예인이 오지 않아서 그런가. 화면 속으로는 가을 단풍 냄새를 맡을 수 없어서 그러나. 온라인으로는 채워질 수 없는 낭만인 것일까.

  한국사학과 방명록 열린마음은 30년도 넘게 학생회실에 자리하고 있다. 읽다 보면 당시 학생들이 사용하던 언어와 현재 언어의 온도가 확연히 차이 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90년대 대학가에서 학생운동 등 학생사회가 활발했던 시절, 학생들은 데모뿐만 아니라 각종 학교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행사가 설레던 시절의 이야기들이다. 열린마음 한 켠에는 참여를 유도하는 글도 적혀있다. “같이 갑시다.”

 

송다영 취재부장 forever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