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낙후, 공간 부족 ··· 멀쩡한 과방 찾기 어려워

학과별 과방 현황 점검 ① - 인문사회계 캠퍼스

2022-09-05     박지연·조형준 기자

대면 전환으로 찾는 학생 늘어

추가 공간 확보는 여전히 난항

과방 없는 학과도 존재

 

  대면 수업 확대와 함께 3년 만에 학교 안 과방이 개방됐다. 과방은 해당 학과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 자치 공간이다. 코로나19 전, 과방은 선후배가 함께 모여 교류할 수 있는 곳이었다. 현재 서울캠 인문사회계 캠퍼스 과방은 방치로 인한 시설 낙후, 공간 부족 문제로 이용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4년째 국제관 셋방살이

  문과대학과 심리학부는 국제관에 있는 임시 과방을 사용 중이다. 과거 홍보관에 있었던 문과대학 과방은 홍보관이 철거되며 이전해야 했다. 2017년 말 출범한 문과대학 공간대책위원회는 염재호 전 총장에게 문과대학 공간권 개선을 요구했다. 처음에는 SK미래관에 공간 확보를 요청했으나 용도변경이 어렵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거듭된 논의 끝에 2018년 4월, 인문사회관 신축 전까지 과방을 비롯한 문과대학 자치 공간을 국제관 1층 카페테리아 부지에 2년간 임시 이전하기로 했다. 약속한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인문사회관 신축은 진전이 없다. 송유진 문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인문사회관 공사가 시작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소 몇 년은 이곳에서 더 생활해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5개 학과(부)와 10개 자치 동아리는 국제관에서 550㎡(약 167평)의 공간을 나눠 쓰고 있다. 송유진 비대위장은 “좁은 공간을 감수했던 것은 임시로 머무는 공간이었기 때문”이라며 “과방을 옮길 수 없다면 최소한 회의와 소모임을 진행할 장소가 확보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국제관에 위치한 문과대학 소속 모 학과 과방 천장은 1년째 수리되지 않고 있다.

  대면 수업이 결정된 올해 초, 문과대학 소속 학과 대부분은 과방 개방을 결정하고 정비를 진행했다. 문과대학 과방은 국제관 중앙에 위치해 창문이 없어 환기가 되지 않는다. 천장 누수도 계속 발생한다. 국제관 행정실 측은 “수리를 진행해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어렵다”고 밝혔다. 과방이 국제관에 존재하다보니 수리도 문과대학 행정실과 국제관에 이중으로 요청해야 한다. 문과대학 소속 모 학과는 지난해 과방 천장이 붕괴한 후 과방을 개방하지 않고 있다. 문과대 행정실 측은 “최근 해당 학과 학생회 측으로부터 수리를 요청받아 건축팀에 환경 개선 정비 공문을 보낸 상태”라고 설명했다.

  심리학부는 지난해 단독학부로 문과대학에서 독립했다. 심리학부 학생회는 올해 초 총학생회 주관 단위별 시설 조사에서 과방 이전과 보완을 요청했다. 학부 수업이 진행되는 법학관 구관은 공간 마련이 힘든 상황이라 심리학부는 여전히 국제관 과방을 사용 중이다.

 

  6평 남짓 학생 라운지뿐

  경영대학은 현재 과방이 없다. 경영대학 학생회는 경영본관 401호 ‘학생 라운지’를 학생들에게 개방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동인 경영대학 학생회장은 “지난 학기 진행한 자체 설문조사에서 학생 라운지를 개방해 휴게실로 활용하자는 의견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경영대학 학생회는 학생 라운지를 5년만에 개방할 예정이다.

  학생 라운지는 과거 여학생 휴게실로 사용되던 공간이다. 2017년 경영대학 여교우회 재학생 집행부로부터 해당 공간을 양도받았으나 지난 5년간 학생들에게 개방하지 않았다. 지난 4월, 경영대학 학생회는 1학기 내에 학생 라운지를 개방하겠다 밝혔지만 5년 전 집행부로부터 양도받은 경위를 파악하기 어렵고,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2학기로 개방을 미뤘다. 10월 중으로 학생 라운지를 개방하는 것이 경영대학 학생회의 목표다. 

  학생 라운지가 전체 학생 규모에 비해 협소한 상황임에도 추가적인 공간 확보는 어려운 상황이다. 박유경(경영대 경영22) 씨는 “학생 라운지는 경영대학 학생 규모에 비해 크기가 너무 작아 라운지 사용이 많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동인 회장은 “경영대 건물 내에 활용 가능한 빈 공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공간에 대한 권한을 학생회가 갖고 있지 않아 학생회 단독으로 기존 공간의 용도를 변경해서 사용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보수했지만 여전히 공간 부족

  사범대학과 정경대학 학생회는 과방 보수·개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학기 수업이 대부분 대면으로 이뤄지는 만큼 과방 사용 인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범대학 행정실 측은 “사범대학 축제를 앞두고 모든 과방에 세콤을 설치하고, 노후한 사물함을 제거했다”고 전했다.

  행정학과 학생회는 지난해 벽면 페인트칠, 가구 배치, 물품 정리 등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현재는 학과생들에게 과방 관련 불만 사항을 받고 필요 비품을 갖추고 있다. 통계학과와 경제학과 학생회는 낙후된 가구를 버리고 페인트를 새로 칠했다. 양성은 통계학과 부학생회장은 “학생회 차원에서 꾸준히 과방을 관리하는 것이 리모델링 사업의 최종 완성”이라며 “이번 기회에 3년간 방치된 과방을 정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사업을 계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경대학 공간 부족 문제 해결은 어려운 상태다. 손수정 정경대학 학생회 교육자치국장은 “새 건물을 건립하기 전까지는 과방 이전이나 라운지, 휴게실 공간 확보가 어렵다”고 전했다. 최근 폭우로 인한 천장 누수에 대해서는 “행정실에 천장 보수를 약속받은 상태”라며 “빠른 시일 내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대면 수업 확대 이후 과방 이용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면서 각 학과 학생회와 학교 측은 공간 확보와 과방 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강어진 행정학과 학생회장은 “지난해보다 과방을 이용하는 사람이 확실히 많아졌다”며 “과방이 지금처럼 학우들이 편하게 올 수 있는 마음의 고향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글 | 박지연·조형준 기자 press@

사진 | 김태윤 기자 orgn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