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신문을 읽고] 대학 언론의 존재 이유 그 자체로 증명해낸 고대신문에게

2025-03-02     김은수 KUTV 국장

  대학 신문은 학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학내 일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기능한다. 하지만 학우들의 목소리를 담고 있기에 더 큰 의의를 지닌다는 것을 지난 2012호에서 느낄 수 있었다. 학우들 사이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주제를 필두로 시의성 높은 기사들이 줄을 이었다.

  단연 눈에 띄는 것은 1면에 적힌 학생총회 기사다. 모두가 예상하지 못했던 갑작스러운 계엄에 당황한 것도 잠시, 곧 학생회를 중심으로 학우들의 뜨거운 열기가 불탔다. 계엄 3일 후 주최된 학생총회는 정족수 미달의 우려를 불식하고 개회됐으며 이는 학내 방송국을 통해 생중계됐다. 첫 안건 의결 후 4시경 정족수 미달로 산회됐으나 저녁 9시경 다시 개회돼 열띤 분위기는 새벽이 돼서야 마무리됐다. 해당 기사는 현장의 상황을 자세히 담아내 현장에 함께하지 못한 학우들도 그날의 열기를 실감할 수 있게 한다. 기사를 읽는 동안 중계 당일 깃발을 휘날리던 중앙광장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뿐만 아니라 구체적인 수치에 기반해 자칫 편향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는 내용을 중립적으로 다뤄 자유로운 토론의 장으로서 대학의 가치를 부각한다. 총회에 참석했더라도 알기 어려운 학생총회의 전후 맥락까지 세밀히 담고 있어 전반적인 상황의 흐름을 학우 간 공유할 수 있게 한다. 학생 사회의 노력을 공공연히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학우들의 참여 기회가 확장될 수 있음이 새삼 뜻깊게 느껴졌다. 

  16년 만의 학부 등록금 인상에 대한 기사도 인상적이었다. 등록금 인상을 둘러싸고 학생들 사이에서 갖은 불만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등록금 인상의 원인과 과정을 각종 단체의 말을 빌려 풀어낸다. 무조건적인 반발보다는 인상이 요구되는 이유를 생각해 보게 한다. 등록금 인상에 대한 찬반 측 의견을 고루 다뤄 ‘16년 만의 인상’을 학우들이 어떤 태도로 받아들이고, 무엇을 학교에 당부해야 하는지 강조한다. 

  작은 이슈도 논란이 되는 요즘, 갖은 우려는 선택을 망설이게 한다. 개인의 의견을 표출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사회 분위기는 때론 언론사의 역할에 제동을 건다. 그럼에도 학내 언론사로서 사명감과 자부심을 동력 삼아 밤낮없이 학우들을 위해 취재에 힘쓰는 기자들의 열의에 감사를 표한다. 올해 첫 발행 신문인 2012호는 학생들에게 대학 언론기관의 역할과 존재의 가치를 다시금 각인시키는 회차로 기억될 것이다. 어떤 시대를 맞이해도 학우에 의한, 학우를 위한 고려대학교 유일의 신문사로 굳건히 자리하길 바란다.

 

김은수 KUTV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