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보답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쇼트트랙 남자 1000m 금메달리스트 장성우(문스대 국제스포츠21) 선수
완벽주의·꾸준함이 무기
"2034년 올림픽까지 경험하고파"
장성우(문스대 국제스포츠21) 선수는 빙상 위 많은 변수를 예측해 레이스를 펼친 후 좋은 결과를 얻을 때 가장 쾌감을 느낀다. 다섯 살 무렵 우연히 쇼트트랙을 접한 뒤 국가대표가 될 때까지 꾸준히 달려온 그는 마침내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시니어 국제대회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부모님과 함께 간 빙상장에서 스케이트 타는 사람들을 보고 '나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모님께서도 평소 운동을 권하셨기에 자연스럽게 스케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우연한 계기로 스케이트화를 신기 시작한 장성우 선수는 초등학교 시절 전국대회에서 쇼트트랙 전 종목을 석권했으며 중·고등학교에 진학한 후에는 중·장거리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장성우 선수의 유일한 슬럼프 기간은 허벅지 부상을 당한 후인 고등학교 1학년 시절이다. "부상보다도 복귀 후 어떻게 실력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지, 동료들보다 실력이 뒤처지진 않을지 고민하는 게 힘들었죠." 슬럼프를 극복한 건 스케이트에 대한 의지와 간절함 덕분이었다. "스케이트를 너무 좋아해서 부상을 당했을 때에도 그만둘 생각은 전혀 안 했어요. 어떻게 하면 부상을 극복하고 더 높은 기량을 펼칠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했습니다." 그는 슬럼프를 극복하고 2020년 로잔 청소년올림픽에서 1000m 금메달을 따내며 유망주로 꼽히기 시작했다.
장성우 선수는 2021년 고려대 국제스포츠학부에 진학했다. "빙상 특기생으로 지원할 수 있는 다른 대학도 있었지만, 운동 특기자가 아닌 학생들과 학교생활을 해 보고 싶어 고려대에 진학했어요."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과 세종을 오가며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바쁜 일정에도 장 선수는 강의와 소모임에 참석하는 등 대학 생활에 최선을 다했다. "저희 학부 신말순 교수님께서 수업을 신청하지 않았는데도 서휘민 선수와 저를 연구실로 불러 과외하듯 수업을 해 주신 게 기억에 남아요. 골프부 소모임에도 참여해 개강·종강총회에서 선후배들과 대화도 많이 했습니다."
2022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7위를 기록해 선수촌에 합류한 장성우 선수는 2023년 5위, 2024년 2위의 성적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2022년 선발전을 치르면서 무조건 대표팀에 합류해야겠단 마음가짐으로 임했어요. 쾌적한 환경에서 완벽을 고수하다 보니 순위도 계속 오른 것 같아요."
피나는 노력 끝에 2025년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장성우 선수는 1000m 금메달을 포함한 4개 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학부 경기인 유니버시아드를 제외하곤 시니어 국제대회에서 딴 첫 금메달이에요. 항상 금메달을 갈망하고 있었기에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었죠." 아시안게임이 끝난 직후 이탈리아로 출국해 참가한 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6차 대회에선 두 개의 동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쇼트트랙은 기록경기가 아닌 레이스 경기라 지친 상태에서도 아시안게임에서의 기세를 이어갈 수 있었어요. 메달을 목에 건 뒤라 홀가분한 마음과 자신감 덕분에 평소보다 기회가 많이 보이더라고요." 그는 이제 올림픽 무대를 목표로 삼는다. "모든 운동선수에게 올림픽은 꿈의 무대이고, 메달은 하늘이 내려주는 선물이죠. 일단 이번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국가대표 자격을 유지해 밀라노 올림픽에 출전하고 싶습니다."
졸업을 앞둔 장성우 선수는 쇼트트랙에 집중하고자 한다. "밀라노 올림픽에 그치지 않고 2030년, 나아가 2034년까지 올림픽을 경험하고 싶어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힘이 닿는 데까지 노력하려고 해요." 그는 눈에 띄지 않더라도 꾸준하게 노력할 것을 강조한다. "모든 것이 한순간에 잘 풀릴 수는 없어요. 지치지 않고 노력한다면 언젠가는 좋은 성취를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늘 자리를 지키며 굳건히 서 있는 단단한 바위처럼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글 | 서윤주 기자 sadweek@
사진 | 임세용 기자 sy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