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신문을 읽고] 기자의 시선
3월은 개강과 함께 학내 행사가 활발히 열리는 달이다. 2016호 보도면에서도 기자들의 시선은 학우들의 열기로 가득한 캠퍼스를 향해 있었다. 합동응원전, 응원OT, 동아리박람회 등을 다룬 기사는 현장의 역동적인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달했다. 3면에 실린 서울총학 재선거 선본 ‘바다’ 인터뷰에서도 캠퍼스의 생동감이 느껴졌다. 출마 계기부터 여러 공약에 대한 입장까지 내용이 촘촘하게 구성돼 있어 고려대 학생사회의 주요 이슈를 압축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기자가 세상을 바라볼 때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균형’이다. 균형이 무너지면 글의 설득력도 잃는다. 1면의 ‘학생총회 후속행동추진위원장 직무 정지’ 사건을 다룬 기사는 이번 호에서 가장 민감한 사안 중 하나였다. 이해관계가 복잡한 문제를 중비대위 정기회의 내용에 초점을 맞춰 풀어냈다. 각 입장을 명확하게 정리해 전달하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이번 호에서 단연 돋보인 지면은 사회면이었다. 6면에서 다룬 청년농 기사는 해당 문제를 정부의 자금 지원, 교육 제도, 생활 여건 개선 등 다각적으로 조명했다. 농업 교육기관의 역할을 강조하면서도 전문학교의 이론 교육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문제도 짚으며 균형 잡힌 논조를 유지했다. 풍부한 취재원 확보가 이를 탄탄하게 뒷받침했다. 7면에서는 청년농 육성을 위한 중등교육의 한계와 방향성을 대구농업마이스터고 관계자 인터뷰로 풀어내 문제의식을 한층 확장했다. 이는 고대신문 기자들의 시선이 닿았기에 비로소 조명될 수 있는 이야기였다.
대학면에서도 의미 있는 기획이 이어졌다. 올해부터 자연계 신입생을 대상으로 수학 교과목 기초학력 진단평가가 도입됨에 따라 고대신문은 대학생들의 기초 학업 역량 문제를 추적했다. 다양한 대학교 학생들을 취재하고, 사교육 시장 규모까지 분석하는 등 철저한 접근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전문가들의 대안 제시가 한 문단으로 간략히 마무리된 점은 아쉬웠다. 교육과정 개편이 학력 저하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데서 나아가 구체적인 해결 방안까지 다뤘다면 기자의 시선이 더욱 깊어졌을 것이다.
사진기획면에서도 기자들의 세심한 시선이 빛났다. 기자들이 직접 담아낸 사진이 주는 생생함과 따뜻함은 그 자체로 힐링이었다.
대학언론의 진가는 대학생만의 시선으로 우리 사회를 조명할 때 더욱 드러난다. 2016호에서도 기자들은 직접 발로 뛰며 그 시선을 만들어갔다. 고대신문이 담아낸 다양한 이야기들이 학생사회와 학문, 그리고 더 넓은 사회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이다겸 연세춘추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