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총학 ‘바다’ 출범, 비대위 체제 끝났다
투표율 36.02%, 찬성 89.53%
7개 투표소에서 오차표 생겨
“바다의 여정에 함께 해주길”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된 제55대 서울총학생회장단 재선거에서 선거운동본부 ‘바다(정후보=이정원)’가 당선됐다. 최종 투표율은 36.02%로 선본 바다는 유효 투표수 7584표 중 찬성 6790표(89.53%)를 얻었다. 선본 바다의 당선으로 3개월간의 총학생회 중앙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김한범) 체제는 마무리됐다. 이정원 서울총학생회장은 “개표할 수 있도록 투표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며 “앞으로 학생사회와 고려대의 발전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재민 부총학생회장은 “지금부터 시작될 바다의 여정에도 많은 관심을 갖고 동참해달라”고 전했다.
양날의 검 된 동시선거
이번 재선거는 경영대·디자인조형학부·문과대·사범대·이과대·정보보호학부·심리학부 등 7개 단위와 동시에 진행됐다. 지난해 서울총학 재선거 투표율인 38.86%보다 소폭 낮은 36.02%를 기록했지만 연장·무산 없이 유효 투표율을 넘겼다. 유혜영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하 ‘중선관위장’)은 “단과대·학부 재선거와 총학생회 재선거를 동시에 진행한 단위 모두 개표 가능 투표율을 넘은 만큼 동시선거가 투표율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며 “추후 11월 선거에서 모든 단위가 동시선거를 진행할 때 효과가 더 유의미할 것”이라 전했다. 실제로 동시선거를 진행한 단위의 서울총학 재선거 평균 투표율은 43.89%로 동시선거를 진행하지 않은 12개 단위의 평균 투표율인 36.09%보다 약 8%p 높았다.
동시선거로 인해 7개의 오프라인 투표소에서 총 25개의 오차표가 발생하는 부작용도 있었다. 고려대 서울캠 총학생회칙 제44조에 따르면 한 투표소의 오차율이 명부상 투표자 수 대비 3%를 넘으면 해당 투표소의 투표함은 무효가 된다. 이에 각각 오차율 10.45%, 9.88%를 기록한 운초우선교육관 1·4층 두 곳의 투표함이 무효 처리됐다. 두 투표함의 명부상 투표자 수는 148명으로, 오프라인 투표소의 총 투표자 수인 515명의 약 30%를 차지한다. 유 중선관위장은 “동시선거를 위해 한 투표소에서 선거인 명부를 두 개씩 작성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며 “중선관위의 업무인 전반적인 투표소 관리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전했다.
인권 사업 우려 속 임기 시작
제55대 서울총학생회 ‘바다’는 오는 4월에 진행될 행사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정원 회장은 “가장 중요한 중앙집행위원회 모집을 신속히 진행해 다가올 중간고사 간식 행사와 전체학생대표자회의를 차질 없이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새로 출범한 총학의 공약 이행에 기대를 표했다. 황제원(문과대 서문21) 씨는 “졸업을 앞두고 있기에 진로주간 운영, 학회 설명회 개최 등 이번에 신설된 진로국의 사업에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김소망(사범대 지교22) 씨는 “이중전공생임에도 전공필수 과목에 학과제한이 걸려 수강신청에 불이익을 봤었다”며 “수강신청 시 학과제한을 폐지하는 공약이 이행돼 필요한 전공을 쉽게 들을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바다가 인권 의제를 충분히 다루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여전하다. 지난 24일 학내인권단체협의회는 선본 바다의 인권국 폐지를 비판하는 대자보를 게시했다. 학내인권단체협의회 관계자는 “기존 총학생회는 소수자를 포함한 모든 학생을 대표한다는 목표하에 인권 정책을 펼치고 성폭력·인권침해 피해자 보호 등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은 특별기구가 맡아왔다”며 “바다의 공약처럼 인권 사업이 특별기구에만 집중되면 소수자 보호가 총학생회의 역할이 아니라는 인식이 굳어질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당선 직후 이정원 서울총학생회장은 “대자보에 대한 답변은 선거운동본부 차원에서 게시할 예정”이라며 “빠른 시일 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글 | 서윤주 기자 sadweek@
사진 | 최주혜 기자 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