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가 건네는 이야기

2025-03-30     임세용·최주혜 기자

  종교는 다양한 형태로 우리 곁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오랫동안 사람들과 함께해 온 각 종교에는 어떤 매력과 힘이 숨어 있을까. 성직자들이 전하는 이야기와 동아리들의 신앙 활동을 통해 종교의 다양한 이모저모를 들여다보자.

 

  지단스님, 개운사 주지 성해스님
  내 마음을 닦아, 세상을 밝히는 불교

  - 법명은 어떻게 지어질까

  “출가하고 절에 들어오면 속세의 나이와 상관없이 새로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1살이 돼요. 새로 태어난 아들과 같은 스님에게 절에서 만난 아버지 격의 은사스님이 의미를 담아 법명을 지어주십니다.”

  - 스님도 고기를 먹는다

  “불교에선 살생하지 말라는 계를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매번 지키기 쉽지 않고 그것이 오히려 집착으로 번질 수 있기에 가끔 일탈이 있기도 해요. 그러나 일탈이 반복돼 계를 파한다면 더 이상 스님이라 볼 수 없죠.”

  - 스님으로서 모두에게

  “불교는 모든 일에 원인이 있고 이어지지 않은 것은 없다고 봐요. 그렇다면 지금 여기 내가 심는 씨앗이 어떤 결과로 뻗어나갈지가 중요하겠죠. 무엇보다 나의 씨앗에 좋은 물을 주는 일에 집중하시길 바랍니다.”

 

본교 주변 성북구 안암동에 위치한 개운사. 개운사 안에는 보타사가 *암자로 속한다.  
초공양은 자신을 태워 한 모습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어둠을 몰아내 나와 타인 모두를 이롭게 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절에선 소원이 적힌 기와도 자주 만날 수 있다. 부처님의 집을 지으며 불교 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의 ‘기와불사’다.
지난 12일, 교내 불교 동아리 고불회의 정기법회가 개운사 상담개발원에서 진행됐다. “호흡하는 명상 시간 동안은 개인의 ‘나’로 사는 게 아니기 때문에 부처가 됐다고 표현합니다.” 
고불회 지도법사 지단스님. “불교는 나를 찾아가는 길이죠.”

 

  백주호 목사
  함께 찬양하고 복음을 전하는 개신교 

  - 개신교에 유독 이단이 많은 이유는

  “이단의 한자는 ‘다를 이’와 ‘끝 단’으로 끝이 다르다는 걸 의미해요. 성경 말씀의 끝을 교묘하게 바꿔 사람들이 믿게 만들죠. 그들만의 교리를 끼워넣어 사람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니 많은 사람이 빠지게 됩니다.”

  - 찬양 문화가 발전된 이유

  “교회에서는 예배하는 마음 자체가 중시돼 많은 악기들이 점점 찬양에 동반됐고 율동도 섞였어요. 한국에는 응원 문화가 많이 발전해 있으니 찬양 문화가 함께 발전하기도 했죠.”

  - 목사로서 모두에게

  “나는 어디서 오고 어디로 나아가야 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성경에서 전하는 말씀에라도 의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하나님은 이미 여러분을 너무나 사랑하십니다.”

 

본교 기독교 동아리 CCC는 매주 목요일 안암교회에서 채플을 진행한다. 
성경에서부터 찬양 문화의 중요성이 기록됐고, 현대에는 기도만큼이나 찬양이 예배의 큰 일부분이 됐다. 
CCC 소속 백주호 목사. “학생들이 찬양하는 모습을 보는 게 즐거워요.” 

 

  박민재 신부
  거룩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전통의 천주교

  - 천주교도 제사를 지낸다

  “천주교에서는 복음의 토착화를 위해 노력하던 중 한국의 기존 전통을 수용하면서 가톨릭 신앙에 벗어나지 않게 가공된 제사가 생겼어요. 제사에서 조상신을 부르는 축원문 등의 행위는 유일신인 하느님을 거스르는 행위라 하지 않죠.”

  - 신부는 왜 결혼을 못 하나

“4세기 때까지 신부들도 결혼했어요. 하지만 혼인 이후 세습 문제 등으로 성당이 쇠퇴하게 됐죠. 저희 신부들은 하느님께 매진하기 위해 결혼을 하지 않는 거예요.”

  - 신부도 고해성사를 할까

  “저도 다른 가톨릭 신자처럼 고해성사를 해요. 천주교의 7성사 중 하나인 고해성사는 정말 중요한 부분입니다. 신부들도 다른 신부님의 고해소로 가서 삶 안에서 하느님으로부터 멀어진 일에 대해 고백하고 용서받고자 은총을 청해요.”

  - 신부로서 모두에게

  “다들 본인을 지키려 기 쓰는 삶 속에서도 하느님에 의해 보증된 존재로서 힘을 얻고 희망을 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신자가 되지 않더라도 우리가 더욱더 닮아갈 수 있는 존재를 탐구한다면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을 희망을 발견하실 수 있을 거예요.”

 

본교 천주교 동아리 젊은 예수는 매주 목요일 제기동 성당에서 미사를 드린다. 천주교에서는 미사마다 성찬례를 진행한다. 
예배당 옆 고해성사를 위한 고해소가 작게 마련돼 있다. 
천주교 교회 예배당엔 ‘감실’이 존재한다. 감실은 성찬례 때 쓰일 포도주와 빵을 보관하는 곳이다. 
제기동 성당 앞 성모 마리아상. 천주교에서는 예수님과 하느님을 섬기고 성모 마리아를 공경한다. 
서울대교구 가톨릭학생회 대학부 사목부 박민재 신부. “나이도 많은데 어린 친구들과 믿음을 나눌 수 있어서 행복해요.” 


*암자: 큰 절에 딸린 작은 절 

 

임세용·최주혜 기자 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