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로 되새긴 120년의 ‘高·動’, 전시의 고동을 울리다
고려대 박물관·도서관 유물 선별
국보 4건·보물 13건 전시돼
연말까지 8개월 동안 개방
지난달 30일 고려대 개교 12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전시 ‘120년의 高·動, 미래지성을 매혹하다’ 개막식이 백주년기념삼성관 1층 아트리움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는 고려대 박물관(관장=송완범 교수)과 고려대 도서관(관장=윤인진 교수)이 공동 주최했다. 양 기관의 소장품 120건·170여 점과 고려대의 역사를 담은 자료들이 전시된다. 전시는 5월 1일부터 12월 20일까지 진행되며 고려대 박물관 제1·2 기획전시실·현대미술실·인촌 갤러리에서 관람할 수 있다.
개막식은 사회를 맡은 배성환 고려대 박물관 학예기록팀장의 개식사로 시작됐다. 배성환 팀장은 “고려대의 120번째 생일을 맞아 박물관과 도서관이 함께 개교 이념과 그동안 쌓아온 시대정신을 가장 아름답게 담아냈다”며 “출품된 유물들은 고려대의 위상에 걸맞은 귀중한 자료들”이라 설명했다. 김동원 총장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고려대 박물관이 학문 교육의 장을 넘어 민족의 자산을 품은 터전으로서 영향력을 넓혀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어 축사에 나선 장인경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부회장은 “오늘날 박물관은 단순히 미적·역사적 가치에 머무르지 않고 전시품의 해석에 따라 사회적 의제를 던질 수 있는 기관”이라며 “이번 전시는 대학 박물관이 사회와 소통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평했다.
이번 전시는 고高·려麗·대大·학學·교校 5개의 대주제로 구성됐다. ‘고高: 우주 속의 좌표, 마음의 나침반’에선 국보 제230호 ‘혼천의 및 혼천시계’를 필두로 천문학 유물과 종교·철학 자료들이 전시된다. ‘려麗: 일상의 품격, 그 아름다움’은 기원전부터 조선시대까지 의식주에 쓰였던 물품들을 선보인다. ‘대大: 세상을 담은 시선, 남겨야 할 길’에는 가로 길이 5.76m, 세로 길이 2.73m를 자랑하는 국보 제249호 ‘동궐도’를 비롯해 정선의 ‘금강산도’ 등 시대를 대표하는 지도와 견문록이 공개된다. ‘학學: 배움의 여정’에선 국보 제306호 ‘삼국유사’, ‘왕세자입학도첩’ 등 선조의 학문 탐구 흔적이 담긴 고서와 교육 자료를 관람할 수 있다. ‘교校: 120년, 이상을 현실로 만들어 온 시간’에는 1993년 세계 최초로 도심 자율주행에 성공한 한민홍 교수의 자율주행차 ‘KARV-1호’ 등 고려대의 발자취와 사회적 영향력을 보여주는 근현대사 전시품들이 선정됐다.
이날 전시를 찾은 김영진(한문학과 87학번) 교우는 “고려대 도서관 고서실을 방문했다가 우연히 전시 소식을 접하고 참석했다”며 “학부 시절 전공 공부를 하러 박물관과 고서실을 자주 찾았지만 이렇게 귀중한 자료들을 대학에서 접한 적은 처음”이라고 방문 소감을 전했다. 허현석(대학원·역사교육과) 씨는 “소장 가치가 높은 유물들을 직접 볼 수 있어 충분히 둘러볼 만한 전시였다”고 말했다.
글 | 박병성·서윤주 기자 press@
사진 | 최주혜 기자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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