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검사의 정치, 변호사의 정치

'냉전'(冷箭)은 숨어서 쏘는 화살이란 뜻으로 고대신문 동인이 씁니다.

2025-05-04     고대신문

  검사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대할 때 선과 악으로 구분을 짓는다. 자신들은 절대적 선이고, 자신의 맞은편에 앉은 이들은 절대적 악으로 규정한다. 그러므로 자신들이 수사하는 과정에서 어떻게든 상대방을 절대적 악으로 만든다. 국민적 관심이 쏠린 이슈인 탓에 실시간 보도를 하는 언론도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지만, 근원적 배경에는 검사들의 이런 생각이 깔려있다. 한 판사는 “양승태 대법원 사법농단 의혹 사건 당시 판사들이 조사를 받는 도중에 휴대폰을 교체했다는 사실이 실시간 보도된 적이 있다”며 “검사들은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수사 과정에서 잔혹할 정도로 피의자를 파렴치범으로 만든다”고 했다. 양승태 대법원 사법농단 의혹 사건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주요 피의자들은 대부분 무죄를 받았다.

  자신들이 절대 선이기 때문에 발언에 있어서도 차이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검사는 항상 진실만을 말하는 사람이고, 누군가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쳐줘야 한다. 상대방은 검사의 말을 진실로 믿고, 따지지도 말고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다 보니 여러 명의 의견을 듣고 최선의 답을 찾아가는 정치의 세계에서 검사 출신들이 갖는 한계는 명확하다. 검사 출신 대통령이 야당을 협치의 대상이 아닌 ‘절대 악’으로 규정하고, 의료 개혁에 반대하는 의사들을 ‘처단’하라고 한 것은 사실 크게 놀랄 일은 아니다.

  반면 변호사는 오직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람을 대한다. 관(官) 출신이 아닌 변호사의 경우 그 정도가 특히 심하다. 자신에게 금전적으로 이익이 되는 이들이라면 흉악범이어도 변호를 마다하지 않는다. 일을 하면서도 오직 자신의 이익만을 따진다. 본인에게 이익이 된다면 그 수단은 편법이든 불법이든 상관이 없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검사를 사칭하는 것 정도는 크게 고민할 일도 아니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된다면 어떨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니, 지금부터는 가정이다.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라면 어떤 것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단 국익이 아닌 자신의 이익일 것이다. 또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면 어떤 수단도 불사할 것이다. 본인에게 이익이 된다면 181석이란 국회 내 거대 범야권을 등에 업고 어떤 입법도 강행할 수 있다. 일각에서 말하는 ‘1가구 2주택 몰수법’ 등이 실제 일어날 수도 있다.

  부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내 상상에서 그쳤으면 좋겠다. 그렇지 않다면 검사의 정치로 혼란에 빠진 나라가 변호사의 정치로 더 악화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라리 ‘무정부’가 나을 것 같기도 하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