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는 지켜야 할 문화유산입니다”

백동민 한국잡지협회 회장 인터뷰

2025-09-07     김정린 기자

문화를 기록해 세대 잇는 잡지

콘텐츠 경쟁력 높이는 지원 필요

 

백동민 한국잡지협회장은 “잡지가 정책, 제도에서 소외되지 않게 지원 토대를 강화하는 데 힘쓰겠다”고 했다.

 

  한국잡지협회는 잡지 산업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며 잡지 제작비 지원, 고(古)잡지 보존 사업 등을 진행해 왔다. 특히 3월 한국잡지협회장에 취임한 백동민 한국잡지협회장은 문화누리카드 사용처에 잡지를 포함하는 등 잡지 산업이 문화 정책과 제도의 주변부에 머물지 않도록 힘써왔다. 백 회장은 “뉴미디어가 각광받고 있지만 종이 잡지가 새로운 형식과 기획에 도전하도록 각종 지원으로 뒷받침하겠다”고 했다. 

 

  - 잡지의 매력과 경쟁력은

  “잡지는 한 세대의 문화를 심도 있게 기록해 세대를 잇습니다. 전문성을 토대로 삼기에 세상에는 상상도 못 할 만큼 다양한 독자를 겨냥한 잡지가 존재하죠. 기업의 보안 책임자나 안전 담당자를 독자층으로 삼는 안전·보안 전문 잡지는 물론 <월간 피그>처럼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돼지에 관한 정보에 특화한 잡지도 있습니다. 잡지는 가볍게 소비되는 정보뿐 아니라 정교하고 깊은 콘텐츠까지 제공하기 때문에 정보가 홍수처럼 넘쳐나는 시대에도 경쟁력을 지킬 수 있죠.”

 

  - 어떤 지원 사업을 추진하나

  “다양한 잡지의 제작비를 지원하고 납본 위탁을 대행해요. 부설 기관으로 한국잡지박물관, 한국잡지교육원도 운영하고 있죠. 교육원에서는 대학생부터 직장인, 경력단절여성까지 매년 70~80명을 대상으로 잡지 콘텐츠 제작 방법, 에디터 작문법 등을 교육해 잡지 산업의 미래 인재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또 산성지로 제작된 잡지는 시간이 지나면 황변과 산화 현상이 나타나기에 1896년부터 1969년까지 발행된 고 잡지를 보존하기 위해서 2011년부터 10여 년간 디지털화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예산이 부족해 한국잡지협회가 소장한 잡지의 10%도 디지털화하지 못했지만 국내 잡지의 변천사와 시대상을 담은 역사적 산물을 보존한다는 의미가 있죠. 사업이 재개돼 더 많은 잡지가 잡지사를 연구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되면 좋겠습니다.”

 

  - 향후 잡지 경쟁력 강화 계획은

  “정부 문화 지원 정책이 뉴미디어 중심으로 마련돼 종이 잡지는 소외됐습니다. 이에 취임 직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를 만나 잡지계 현안을 알렸죠. 다행히 소득공제특례법이 재발의됐고 지난 6월에는 문화누리카드 사용처에 잡지가 포함되기도 했어요. 

  앞으로는 우수 전문잡지 인증 사업 ‘백년잡지’ 도입을 목표하고 있습니다. 발간된 지 10년 이상 된 전문잡지를 선정해 협회에서 인증마크를 부여하면 잡지 콘텐츠의 품질을 향상하고 브랜드 가치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남은 임기 동안 잡지 산업의 정책 기반을 강화하는 데 힘쓸 예정입니다.” 

 

글 | 김정린 기자 joring@

사진 | 한예리 기자 dppf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