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신문을 읽고] 신문의 시각성도 고려해 주시라
2025호(2025년 9월 8일자)
먼저 고려대 농구부의 선전을 축하드린다. 대학농구와 응원OT 현장을 묘사하는 두 편의 기사를 읽으니 정기 고연전을 앞두고 달궈진 캠퍼스의 분위기를 상상하게 된다. 기세를 몰아 본 경기에서도 대승 거두시기를 바란다.
다만 지면 곳곳의 시각 요소가 지난 2025호의 주요 사건을 그리는 최선의 방안이었는지는 생각해 봄 직하다. 3면 응원OT 기사 본문은 현장에서 ‘뜨거운 열기’와 ‘우렁찬 함성’이 느껴졌다고 묘사한다. 자연히 화정체육관을 채운 큰 몸짓과 함성이 그려지는데, 정작 기사 사진에는 다들 앉아 있으니 차분하다. 독자가 소재에 기대하는 역동감에 부응하는 것은 사진만이 해낼 수 있는 역할이기에 중요하다. 물론 학보사 사진 기자가 고급기기와 망원렌즈로 무장하거나 철면피로 현장 가운데 침투하기란 현실적인 제약으로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래도 예측 가능한 학내 정기 행사를 취재한다면 어떻게 전과 다른 그림을 만들지 고민해 볼 수는 있다.
1면 사진은 기사 본문과 좀 더 긴밀해질 수 있지 않을까. 1면 안암학사 위생 문제 기사를 보고 가장 처음 드는 궁금증은 에브리타임에 올라왔다는 사진 속 침대 빨간 얼룩의 정체였다. 큰 사진은 취재값이 반영되지 않은 그저 평범한 기숙사 모습이기에 유독 거기에 눈길이 갔다. 이것이 어떤 물질인지, 적어도 이 문제는 ‘입사 전 기숙사 차원 내부 청소’가 부실했던 것인지, 규명할 수 없다면 사안에 대한 본부의 입장을 알고 싶었다. 기사가 구조적 원인 중 하나로 지적하는 호실 내 신발 착용 정책은 에브리타임 게시물의 문제 제기에 충분한 답을 주지 못하는 듯하다.
지면 글자 편집에 대해서도 궁금한 것이 있다. 기사 부제가 왼쪽으로 쏠려 보인다. 많은 신문에서도 부제 왼쪽 정렬을 채택하고 있지만 대부분 한 줄의 마지막 글자가 단의 오른쪽 끝에 근접한 채로 끝난다. 이런 관행에 별다른 이유가 없다면 자간을 조정하거나 조판 과정에서 글자 수를 맞춰 지면의 시각적 균형감을 고려하시는 것은 어떨지 제안한다.
고대신문 곳곳에 녹아있는 편집국의 노고를 봤다. 보도면 일부를 쪼개 단신으로 학내 동정을 내보내는 것은 근래 여러 학보사가 저버린 기능이기도 하니 특히나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 번거로움을 감수한 취재 과정과 기사가 더 효율적이고 심미적으로 읽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드리는 말씀이다. 저들 요소는 필자가 놓쳐왔던 것이기도 하니 다른 학보를 만들고 있는 동료의 제언 정도로 봐주시면 되겠다.
송민진 대학신문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