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의대생 학업 복귀, 의료 교육 정상화 첫발
반년 미뤄진 3·4학년 졸업
학사 유연화 도입 계획 없어
“계절학기로 수업 결손 메울 것”
고려대 의과대 학생 대부분이 1일 개강 후 학교로 돌아와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으로 의정 갈등이 심화한 지 약 1년 6개월 만이다.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공동회장=양오봉·이해우, 이하 ‘의총협’)는 “복귀 후 교육 환경과 수련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의료 교육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학기에는 고려대 의과대 학생 대다수가 복학원을 제출하고 수업 거부를 이어왔다.(고대신문 2018호 ‘고려대 의대생 상당수 복학한다’) 최원석 의과대 학생부학장은 “지난 학기 등록 인원 중 실제 수업을 들은 학생의 비율은 20% 정도”라며 “이번 학기에는 군 입대 등 기타 사유로 인한 휴학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학생이 등록해 수업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의총협은 7월 17일 회의를 열어 1학기 수업 불참으로 유급 대상이 된 학생 8000여 명에 대한 유급 처분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교육부는 ‘의대생 복귀 및 교육 운영 지침’에서 “유급 대상인 의예과 1, 2학년은 1학기 수업분을 계절학기 등으로 보강해 기존과 동일한 시기에 진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의학과 1, 2학년은 졸업 전까지 올해 1학기 수업 결손분을 나눠 이수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고려대 의학과 1, 2학년은 추가 학기 이수 없이 각각 2028년 2월, 2029년 2월에 학부를 졸업한다. 의학과 3, 4학년은 한 학기를 더 이수하고 2026년 8월, 2027년 8월에 졸업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고려대 의과대는 1학기와 2학기 개설 과목이 다른 학년제 커리큘럼을 채택하고 있지만 이번 학기에는 지난 학기의 수업 결손을 메우기 위해 예외적으로 1학기 수업을 개설했다. 의학과 20학번인 A씨는 “의학과 1학년은 해부학, 생리학 등 1학기에 개설되는 과목을 수강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의예과 2학년으로 진급하지 못한 24학번 학생과 25학번 신입생은 동일한 수업을 함께 듣는다. 최 학생부학장은 “기존 대비 1학년 학생 수가 1.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의료원 커뮤니케이션팀에 따르면 고려대 의과대는 강원대 등 일부 대학과 달리 수업 시간 단축, 시수 축소 등 유급 방지를 위한 학사 유연화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대신 계절학기 수업을 개설할 예정이다. 최 학생부학장은 “의과대의 학습량을 고려했을 때 방학을 이용해 수업을 듣는 것이 힘들 것”이라며 “학교와 교수자가 수업의 질을 유지하고 학생들이 낙오하지 않도록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의료 교육의 정상화라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진단도 있다. 최 학생부학장은 “의학과 3, 4학년의 졸업 시기가 8월로 바뀌는 등 학사일정에 변동이 생겼기에 완전히 이전처럼 돌아왔다고 볼 순 없다”며 “의료 교육이 정상 궤도에 오르려면 앞으로 몇 년은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글 | 김율리 기자 julius@
사진 | 최주혜 기자 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