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놓친 시선들

2025-09-15     임세용·최주혜·한예리 기자

  대학은 대학생이 성인으로서 첫걸음을 내딛는 장소이자, 다양한 구성원이 함께 어우러지는 작은 사회다. 대학을 떠나 맞이할 더 큰 사회에서도 여러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 고령자, 아이, 장애인의 일상 속 시선으로 우리 사회를 비춰봤다. 

 

  고령자의 시선

 

박소옥(여·65) 씨가 제기동감초마을현진건기념도서관에서 큰글자도서를 읽고 있다.

  글자 크기를 더 키운 큰글자도서는 눈이 침침한 중장년층과 고령층도 시력 보조도구 없이 편하게 독서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도보 신호를 기다리는 김태중(남·70) 씨가 홍제역 인근 장수의자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장수의자는 노인이 오랜 시간 서서 신호를 기다리다 다리가 아파서 하는 무단횡단을 방지하기 위해 생겼다. 경기 남양주시 별내동에서 처음 설치된 후 배려의자, 신호등의자 등 다양한 이름으로 전국에 설치되고 있다.

 

  장애인의 시선

 

서로 다른 세 캔 음료의 점자가 전부 ‘음료’로 표기돼 있다.

  주류를 포함한 대부분 음료류의 점자는 ‘음료’, ‘탄산’, ‘맥주’ 중 하나로 표기된다. 이는 시각장애인이 원하는 음료수를 구매하기 어렵게 만든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 ‘기울인 몸들: 서로의 취약함이 만날 때’가 열렸다.

  전시 ‘기울인 몸들: 서로의 취약함이 만날 때’에서는 서로 다른 몸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 다양한 몸을 주제로 한 조각, 사진, 건축 등 작품 40여 점이 공개됐다. 모든 유형의 장애인 관람자를 고려해 점자블록, 쉬운 전시 설명 벽글, 대화형 음성 해설이 마련됐다.

 

  아이의 시선

 

초등학교 6학년인 홍성호(남·13) 군의 손이 책장 높은 칸에 있는 도서에 닿지 않는 모습.
서울홍파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는 교통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노란색 횡단보도가 도입됐다.

  횡단보도의 강렬한 노란색은 시선을 집중시켜 운전자가 이곳이 어린이보호구역임을 인지하게 한다.

 

두 아이와 함께 저상버스에 탑승한 민예린(여·41) 씨가 운전기사의 도움을 받아 유아차를 내리고 있다.

  저상버스는 2003년에 유아차와 휠체어 이용자를 위해 도입됐으나 제 역할을 못할 때가 많다. 민 씨는 “리프트를 한 번도 사용해 보지 못했고 승차 거부를 당하기도 한다”고 했다.

 

임세용·최주혜·한예리 기자 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