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신문을 읽고] 칭찬합니다
2026호(2025년 9월 15일자)
고대신문 2026호에는 현직 기자의 눈으로 봐도 잘 쓴 기사가 많았다. 학생 기자들의 치열한 고민의 흔적이 신문 곳곳에서 묻어났다.
1면에 열람실 ‘노쇼’ 문제를 지적한 기사를 배치한 것은 성공적인 편집 사례라고 본다. 중간고사를 앞두고, 열람실 좌석 확보에 대한 스트레스가 쌓인 학우들의 눈길을 단번에 끌 수 있는 기획 기사였다.
20년 전에도 열람실 노쇼로 인한 스트레스가 컸다. 학교 입장에선 해결책을 쉽게 찾기 어려운 문제이긴 하나 이런 식으로 관심을 환기하는 것도 대학 언론의 역할이다. 근로장학생의 게이트 배치, 좌석 자동 반납 제도 등 대안을 제시한 것도 돋보였다. 기사에서 지적한 대로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선 근본적으로 열람실 사용 문화를 바꿔야 하는데, 이 기사를 계기로 학생들의 자발적인 캠페인 등이 나타나길 바라본다.
다문화전형 첫 시행을 다룬 2면 기사는 완성도가 돋보였다. 본교의 다문화 전형 신설이라는 뉴스를 전달하면서 구체적인 시행 계획을 압축적으로 설명했다. 수능최저학력기준 없이 서류와 면접으로 선발하는 것에 대한 우려는 정책 설계자의 입을 빌려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 제도를 시행하게 된 배경과 이미 시행한 타교의 현실을 담아냈고, 본교의 제도 신설이 입시에 미칠 영향도 잘 분석했다. 이 제도를 바라보는 학생들의 비판적인 시각을 배치한 것도 적절했다. 전문가 의견도 풍부했고, 독자가 궁금할 수 있는 점을 잘 파악해 기사 중간중간에 녹여냈다.
13년 기자 생활 내내 “기사가 돼야 한다”는 얘길 수없이 들었다. 기사라는 형태의 글을 구성하는 요소가 있고, 그걸 흐름에 맞게 적절히 배치해야 비로소 기사가 완성된다는 의미다. 챗GPT에 이 기사의 평가를 부탁하니 내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챗GPT는 “구조적·자료적 균형이 잘 잡혀 있고, 사회적 의미까지 담아 확장성이 있다”면서 “교내 기사임에도 외부 언론 기사로 실려도 손색없는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7면의 대학 AI 데이터센터 전력난에 관한 기사도 칭찬하고 싶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 문제를 학내 이슈로 끌어들인 기획력이 돋보였다. 기사의 완성도 역시 2면 기사와 비교해 조금도 부족하지 않았다.
김원 중앙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