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질 리 없는 편집국에 전함

창간 78주년 기념사

2025-11-02     고대신문
송민진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 회장 겸 대학신문 편집장

 

  같은 시대에 같은 일을 하는 동료로서, 매주 학보를 만드는 일이 얼마나 고된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어려움에 대해서는 여러 곳에서 이미 수없이 얘기된 바 있으니, 이제 주변 동료들은 이런 말에 별다른 감흥도, 위로도 얻지 못한다고 말할 지경입니다. 상황은 이런 가운데 한 장 넘기기까지 1분도 걸리지 않는 신문 한 면의 뒤편에 쌓인 수십, 수백 시간을 우리는 무엇으로 가치 매길 수 있을까요. 시대의 국면을 목격하고, 간신히 군중을 헤치고 들어가며, 힘과 시선이 덜 닿은 곳을 찾아가고, 또 몇 번이고 다시 갑니다. 익숙해질 만하면 다시 어려워지고, 편집국에서 이 시간을 글로 옮기는 과정이란 매번 새로운 벽을 만나는 일일지 모릅니다. 그렇게 한숨이 나올 때, 저는 다른 곳에서 같은 가치를 좇는 이들을 떠올리며 다시 시작할 힘을 얻곤 했습니다.  

  고대신문 창간 78주년, 그 오랜 토대는 역사만큼이나 깊고 유구한 고민으로 다져졌으리라 짐작합니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고 묵묵히 달려온 편집국에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전합니다. 공동체의 대체 불가한 사관이라는 자부심과 더불어, 창의적인 지면 구성과 방학 중 발행 같은 독창성을 지켜온 지난 시간이 앞으로 더 치열하고 단단한 내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대학신문은 그 길에서 늘 고민과 믿음을 함께 나누는 든든한 동료로 남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