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탑춘추] 지름길 훤한데 먼 길 돌아가겠나
2025-11-16 김민서 취재1부장
○… 몇 주 새 대학가의 대규모 비대면 시험 부정행위가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소. 어른 호형들이 ‘명문사학에서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니’하고 놀라던데, 상황을 아는 이들은 일어날 일이었다는 눈치더군. 한바탕 난리가 지난 뒤 내놓은 새 평가 기준에는 60분에 100문제, 비대면 시험용 브라우저 사용, 무작위 모니터링 등 각종 방법으로 무장한 시험 안내가 담겼소. 적은 노력으로 좋은 학점을 받으려고 잔꾀를 부리던 호형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을 듯하오.
○… 우리 기자 호형들은 동시다발적 부정행위 사태에 이해관계자들의 말말말을 들으려 여기저기 바쁘게 쏘다녔소. 안암골과 비슷한 시기에 신촌의 한 대학에서도 비대면 시험에 대규모 부정행위가 적발됐다기에 의견을 물으러 갔다가, “너희나 잘하라”는 핀잔만 들었다지 뭐요? 수치를 건드린 건 미안하지만 기자 호형에게 괜한 화풀이는 삼가주시오.
○… 학교는 1000명이 넘게 듣는 강의를 열고는 손을 놓은 줄 알았더니, 학교 이름에 먹칠하는 소리가 들리자 빠르게 입장을 냈소. 역시 중요한 건 밖으로 보이는 평판인가 보오. “예방과 추후 조치를 철저히 하고 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던데… 대형 강의실 몇 개를 대관해도 다 수용할 수 없는 인원을 어떻게 철저히 감독한다는지 지켜봐야겠소.
김민서 취재1부장 min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