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불공정 채용에 눈 가리고 아웅
2025-11-16 고대신문
유승민 전 국회의원의 딸 유담(인천대 무역학부) 교수의 임용을 두고 나온 불공정 채용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이른바 ‘아빠 찬스’ 의혹 제기로 시작된 논란은 인천대의 부적절한 대응 탓에크게 번지고 있다.
유 교수가 연구 실적으로 제출한 논문 10건 중 7건은 교수 임용 지원 직전 박사 과정 마지막 학기에 나왔다. 심지어 논문의 제목에 ‘성과피드백’과 ‘다국적기업’ 등이 반복 등장해 논문 쪼개기와 자기표절이 의심된다. 무엇보다 박사 학위 취득 2달, 논문 피인용 수 1회인 유 교수가 어떻게 국제학술지 논문을 다수 발간하고 100회 이상 피인용 될 만큼 연구 역량을 보인 최종 경쟁자를 이길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임용 과정 자체의 불공정과 특혜도 문제지만 지원자의 정보와 서류가 모두 소멸한 것도 분노를 키운다. 인천대는 전임 교원 신규 임용 지침 제36조에 따라 채용 관련 문서를 영구 보존해야 한다. 그러나 지원자의 정보와 서류는 모두 파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교진 교육부장관도 인천대에 설명 자료를 요청했으나 “절차, 규정을 준수했다”는 답만 받았다고 밝혔다. 증빙할 서류가 없는데 공정했다는 인천대의 항변은 납득할 수 없다.
경찰이 공공기록물 관리 측면에서도 사안을 들여다보는 만큼 채용 절차의 공정성, 정당성을 엄정히 살펴야 한다. 젊은 교수 발탁이 실력이 아니라 ‘찬스’ 덕에 이뤄진 것이라면 신선함이 아니라 박탈감만 안길 뿐이다. 불공정하게 교단에 선 교수자에게 학생들이 무엇을 배우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