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과 도전으로 이룬 ‘거위의 꿈’
제9회 세상을 바꾸는 리더 렉쳐 시리즈
꿈꾸며 이겨낸 혼혈 콤플렉스
경험 살려 다문화 학교 설립
제9회 세상을 바꾸는 리더 렉쳐 시리즈가 17일 서울캠퍼스 운초우선교육관에서 열렸다. 이날 강연에는 가수 인순이로 활동하는 김인순 해밀학교 이사장이 연사로 나서 ‘꿈’을 주제로 강연했다. 김 이사장은 “작은 꿈이라도 하나씩 키워가면 시련을 버틸 수 있는 힘이 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1978년 희자매로 처음 데뷔한 당시를 회상하며 혼혈인의 고충을 이야기했다. 그는 “데뷔 당시 인기를 얻어 동경 국제가요제에 섭외됐지만 혼혈을 한국 대표로 내보낼 수 없다는 일부 평론가의 반대에 참석하지 못했다”며 “그들이 틀렸음을 입증하기 위해 그들보다 음악계에서 더 오래 활동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보디빌딩 대회에 출전한 경험을 공유하며 콤플렉스를 장점으로 승화할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놀림 받아 콤플렉스였던 오리 궁둥이와 까만 피부를 대회에선 오히려 더 내세웠다”며 “콤플렉스라고 여겼지만 관점에 따라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가수로서의 성공을 사회에 돌려줄 방법을 찾던 중 다문화 대안학교인 해밀학교 설립을 결심했다. 그는 “다문화 학생의 고등학교 졸업률이 28%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혼혈이라고 놀림 받던 학창 시절의 어려움이 떠올랐다”며 “다문화 학생과 아닌 학생이 서로 이해하고 보살필 수 있도록 가르쳐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해밀학교의 교육 철학이 ‘실패를 통한 교훈’이라며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아픔으로부터 자양분을 얻게 하고 시련 속에서 사랑을 배우게끔 한다”고 했다.
강연이 끝난 후 김 이사장이 자신의 유명 리메이크곡 ‘거위의 꿈’을 부르자 청중은 박수를 쳤고 일부는 눈물을 흘렸다. 최유진(문과대 사학25) 씨는 “강연 전에는 연사가 누군지 잘 몰랐는데 노래까지 듣고 나니 무대와 일에 대한 사랑이 느껴져 감동했다”며 “꿈을 좇기 위해 피하지 않고 도전할 용기를 얻었다”고 밝혔다.
글 | 유병현 기자 bluehouse@
사진 | 박인표 기자 inpyo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