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사회의 변화를 법으로 설명하고 싶어요”
신임교원 윤진하(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인터뷰
이학부터 법학까지 섭렵
AI디지털 시대 법적 쟁점 연구
윤진하(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학부 시절 법학과는 거리가 먼 화학을 전공했지만, 교환학생으로 떠난 미국에서 과학 밖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 “넓은 곳에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다 보니 사회 문제에 대한 호기심이 커졌어요. 사회에 기여할 방법이 과학만 있지는 않으니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토대인 법학을 공부했죠.”
학부를 졸업한 윤 교수는 고려대 로스쿨을 거쳐 변호사가 됐다. “경제법을 깊이 공부하고 싶어 변호사로 일하며 고려대 일반대학원에서 경제법 박사 과정을 수료했어요.” 이후 미국 로스쿨에서 법학 석사를 수료하고 연방거래위원회에서 일하던 그는 카카오에 입사해 법무를 돕기도 했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직접 경험하며 문헌만으로 알 수 없는 플랫폼 산업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대법원 재판연구관까지 거치며 최신 경제법 사건을 다룬 윤 교수는 9월부터 모교로 돌아와 강의하고 있다.
- 신임교원으로 부임한 소감은
“모교로 돌아와 감사하고 뜻깊습니다. 교수로서 학생을 가르치는 건 처음이라 어떤 교훈을 전하면 좋을지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가치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는 내용을 두고 학생들이 자유롭게 견해를 나눌 수 있도록 토론을 많이 시도하려 합니다.”
- 과학과 법학 공부의 공통점이 있다면
“기본 식에 여러 변수를 대입해 문제를 푸는 과학과 법률에 사실관계를 대입해 결과를 도출하는 법학은 비슷해요. 어린 시절부터 어려운 수학 문제의 답을 고민하는 걸 좋아했는데, 현실의 사실관계는 더 다양한 요소를 종합해 고려해야 하죠. 고민 끝에 답을 찾는 과정이 정말 매력적입니다.”
- 경제법의 매력이 궁금하다
“누군가는 경제법을 창의성이 많이 필요한 분야라고 말해요. 경제법은 법리로만 모든 것이 해결되지도, 옳고 그름이 이분법적으로 나뉘지도 않아 고려해야 할 요소가 다양하기 때문이죠. 경제 상황, 시장 구조, 정책 방향성, 경영상의 합리성 등 여러 요인을 어느 각도에서 보는지에 따라 문제가 달라집니다. 연구자의 재량에 따라 한 사안도 다각도에서 연구할 수 있다는 게 흥미롭죠.”
- 앞으로 무엇을 연구하려 하나
“디지털 시대에 경제법이 어떤 판단 기준을 갖춰야 할지 연구하는 게 목표입니다. 산업에서 AI와 온라인 플랫폼이 각광받는 만큼 새로운 법적 쟁점이 생길 거예요. AI라고 하면 학생들은 ChatGPT 같은 서비스를 떠올리지만 GPU같이 AI를 구성하는 하드웨어도 있죠. 하드웨어 유통망을 특정 기업이 독점하는 등의 상황을 경제법 관점에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은
“자신의 능력을 믿으라고 말하고 싶어요. 능력이 충분한데도 학창 시절 내내 평가받는 처지로 지내 위축된 학생을 보면 안타까워요.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이 뚜렷하지 않더라도 자신을 믿고 노력하면 원하는 길을 찾았을 때 추진할 힘도 생길 거예요.”
글 | 이경민 기자 meaning@
사진 | 이경원 기자 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