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는 지금도 수많은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는 철학자다. 나치즘의 선구자, 여성 혐오주의자, 니힐리스트 등등. 그러나 생뚱맞게도 내가 를 읽고 난 후 들었던 니체와 그의 철학에 대한 인상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천진난만함’이다. 흔히들 니체를 ‘힘에의 의지(Der Wille zur Macht)의 철학자’라 부른다지만 나는 그 힘이란 괴벨스의 총력전 연설에서 보이는 발악적인 힘보다는 절망 속에서도 살아가려고 했던 안네의 순수 한 생명력을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그럴 때가 있지 않을까
국내 전문연구요원 제도의 시작과 전개과정 우리나라의 전문연구요원 제도는 1970년대에 한국과학원(현재의 KAIST에 해당) 재학생들을 보충역으로 편입하면서 시작되었으며 80년대와 90년대를 거치면서 자연계 졸업생(학사/석사/박사)들이 대기업 또는 국책 연구소 등에 취업하는 경우에 국내 산업 발전과 국책연구소의 경쟁력 향상을 목적으로 활용되었다. 국내 대기업의 연구개발 경쟁력이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함에 따라서는 2000년대 이후 최근까지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자연계 졸업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방편으로 병역의무를 일정기간(현
외할머니의 시 외는 소리문태준 내 어릴 적 어느 날 외할머니의 시 외는 소리를 들었습니다어머니가 노랗게 익은 뭉뚝한 노각을 따서 밭에서 막 돌아오셨을 때였습니다누나가 빨랫줄에 널어놓은 헐렁하고 지루하고 긴 여름을 걷어 안고 있을 때였습니다외할머니는 가슴속에서 맑고 푸르게 차오른 천수(泉水)를 떠내셨습니다불어오는 바람을 등지고 곡식을 까부르듯이 키로 곡식을 까부르듯이 시를 외셨습니다해마다 봄이면 외할머니의 밭에 자라 오르던 보리순 같은 노래였습니다나는 외할머니의 시 외는 소리가 울렁출렁하며 마당을 지나 삽작을 나서 뒷산으로 앞개울로
너무 힘들어 무너질 것 같을 때,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 혹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에게서 위로의 손길을 받기를 원한다. 설사 그 사람이 더는 우리를 따뜻하게 안아주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흔들리며 무너지는 상황은 실현될 가능성이 희박한 ‘작은기적’에 매달리게 한다. 인디밴드 디어클라우드의 데뷔곡 는 이러한 상황에 놓인 나약한 사람의 심정을담담하게, 그리고 애절하게 담아냈다. 몽환적인 분위기의 기타와 건반 반주로 시작하는 노래는 한 편의 동화처럼 서정적이면서 아름다운 가사와 어우러져 듣는 내내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이수빈·이지원·최은영·두경빈·배수빈·양가위 기자 press@
건설산업은 주거 및 생활관련 시설을 생산하면서, 경제의 기초가 되는 사회간접자본의 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뤄지는 중요한 산업이다. 이전보다 그 비중이 줄었다고는 하나 경제에서 차지하는 부가가치 창출비중은 전 산업의 5.6%에 달한다. 고용의 측면에서 볼 때 건설업의 취업계수와 고용계수는 각각 13.9%, 10.2%로 제조업은 물론(각각 8.8%, 8.8%) 전 산업 평균보다 높다(각각 12.9%, 8.7%). 아파트 투기와 4대강 사업 등의 굴곡진 역사에도 불구하고 건설산업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 과정에서 그리고,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2019년 고연전은 태풍 링링의 내습으로 절반의 행사로 끝나버렸다. 고대인들에겐 고려대가 승리하지 못한 실망감보다 고연전을 완료하지 못한 낭패스러움이 더 짙은 주말이었을성 싶다. 고연전의 취소가 아침 일찍이 발표되었지만, 토요일 오전 하늘을 보면서 못내 아쉬워했던 학생과 교우들도 오후시간에 닥친 돌풍을 보며 수긍하였을 것이다. 양교 총장은 공동명의로 고연전 취소 안내문을 발표하면서, 고연전을 준비해온 이들을 향한 위로와 취소에 대한 고대인의 양해를 구하였다. 장소도 바뀌었고, 일정도 앞당겨졌고, 심지어 절반만 열린 고연전이었다. 학
밤의 공벌레(이제니) 온 힘을 다해 살아내지 않기로 했다. 꽃이 지는 것을 보고 알았다. 기절하지 않으려고 눈동자를깜빡였다. 한 번으로 부족해 두 번 깜빡였다. 너는 긴 인생을 틀린 맞춤법으로 살았고 그건 너의잘못이 아니었다. 이 삶이 시계라면 나는 바늘을 부러뜨릴 테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처럼 하염없이 얼음을 지칠 테다. 지칠 때까지 지치고 밥을 먹을 테다. 한 그릇이 부족하면 두 그릇을 먹는다. 해가 떠오른다. 꽃이 핀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면 울고 싶은 기분이 든다. 누구에게도 말 못하고 주기도문을 외우는 음독의 시간.
교육부 주관 연수로 영국 맨체스터의 한 중등학교에서 7주 동안 수업실습을 했다. 감사하게도 대부분의 과목을 참관할 수 있었다. 한국에 있을 때 영국교육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옥스브리지로 대변되는 엘리트 교육의 산실. 하지만 기대를 너무 많이 한 탓인지 실망도 컸다. 요즘 한국교육에서 강조하는 학생활동 중심의 협동학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과거 한국의 교실처럼 교사가 강의하면 학생들은 교사의 필기를 받아적기에 바빴다. 모든 일에는 일장일단(一長一短)이 있는 법.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교육에서 인상적이었던 점 하나를 소개하려 한다.
글|고대신문 press@사진제공|SPORTS KU, 시스붐바
“자유, 정의, 진리는 어디에 있습니까?” “우리는 무얼 믿고 젊음을 걸어야합니까” 중앙광장에 모인 800여 명의 고대생과 교우들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자녀의 입학과정에 대한 진상규명’을 한 목소리로 외쳤다. 마이크를 처음 잡아봤다는 주최자들은 떨리는 손으로 집회의 목적을 밝히고, 정치세력과의 결탁을 거부한다고 외치며 그 뜻을 분명히 했다. 이들의 실망과 분노는 입학처를 향해있다. 조국 후보자의 딸의 입학과정 의혹에 대해 본교 인재발굴처가 ‘한 점 거짓 없이’ 명확하게 해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심사 때 사용된 자료 및 심
1차 고대집회와 2차 고대집회가 조직되고 열리는 동안 서울총학은 여러 비판에 직면했다. ‘학생들의 소통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답하지 않고 여론도 제대로 수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서울총학은 “신중한 판단을 위해 섣불리 행동할 수 없었다”는 주장이다. 8월 20일 오후 8시 30분경 본교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에서 ‘조국 딸 학위 취소 촛불집회를 제안한다’는 글이 2465개의 찬성표를 받으며 1차 집회가 촉발됐다. 하지만 학생들의 적극적인 모습과 달리 제51대 서울총학생회 ‘SYNERGY’(회장=김가영, 서울총학)가 별다른 입장을 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