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라틴아메리카는 신흥시장의 하나로 분류되며, 이 지역에 대한 접근도 이러한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16세기에 대항해 시대가 펼쳐진 이후 라틴아메리카는 유럽을 비롯한 구대륙에 1차 산업자원을 수출하는 주요 공급처이자, 구대륙에서 생산된 공업생산품을 수입하는 소비시장의 역할을 해왔다. 라틴아메리카는 지난 수 세기 동안 유럽과 아프리카, 그리고 아시아로 연결되는 국제무역 질서 속에 완벽히 편입되어 있었다. 이 과정에서 스페인령 아메리카, 즉 라틴아메리카에서의 경제적 불평등은 심화되었고, 원주민들과 메스티소(
지난 2월 28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3년 출생·사망 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2023년 출생아 수는 23만명이며, 합계 출산율은 0.72명,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조출생률은 4.5명을 기록했다. 대한민국의 저출산 위기가 여실히 드러난 발표였다. 저출산 현상 자체만을 두고 본다면,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비슷한 현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23년 출산율 1.68명의 프랑스는 육아휴직 개혁과 불임 퇴치를 골자로 한 저출산 대책을 발표하며 “인구학적 재무장”을 언급했고, 예측 출산율 1.20명의 일본은
“형은 어떤 사람이 제일 싫어?” 한 달 전, 신문사에서 일하던 중 옆에 앉아 있던 동료 기자들이 뜬금없이 내게 건넨 질문이다. “당연한 걸 설명해 줘야 하는 사람.”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대답이 튀어나왔다. 사실 신문사에 있는 사람들 모두 들으라고 한 소리였다. 요즘 들어 ‘왜’, ‘아니’를 시작하는 말을 들을 때마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다. 지인으로서, 동료로서, 선배로서, 부장으로서 무언가 이야기를 하거나 업무를 요청하면 “그걸 제가 왜요? 그렇게 하기 싫은데요?”, 혹은 말을 끊으며 “아니. 그건 그렇게 하면 안 되죠.”
오늘날 ‘민주주의의 위기’에 관한 담론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민주주의 정치체제가 전 지구적으로 위기에 봉착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특히나 미국의 트럼프 정권과 영국의 브렉시트 이후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른 우익 포퓰리즘과 극우주의의 급속한 성장은 이와 결부된 이민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로 이어지면서, 인종, 민족, 종교와 무관하게 평등하게 주어져야 할 시민권의 이념 그 자체 역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위기를 진단하는 목소리들이 반드시 서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여기에는 매우 이질적인 처방들
송민제 전문기자
○···호형들, 주먹질 당하는 대학원생 호랑이가 있다면 믿겠소? 내 어느 과인지 짐작은 가네만 자세히는 말 안 하겠소. 대학원생 호형들은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5년씩이나 폭언, 폭행,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오. 실험실에서 맞은 호형들이 잘못한 건 단 한 가지, 교수의 마음에 들지 못했다는 것뿐이오. ○···말 꺼낸 김에, 한 대학원생 호형이 내게 전해준 일화를 풀어보겠소. 때는 2018년이오. 한 교수는 연구조교에게 어떻게든 술을 먹이고 싶었던 모양이오. “술 못하면 교수가 될 수 없소!” 교수는 조교를 노래방에 데려가 성추행도 일
22대 총선에서도 거대 양당은 비례위성 정당을 창당하며 ‘꼼수정치’를 이어간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23일 위성정당 ‘국민의 미래’를 만들었고,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3일 진보당, 새진보연합, 연합정치시민회의와 함께 ‘더불어민주연합’을 창당했다. 위성정당은 소수정당의 득표율에 맞게 의석수를 배분한다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 12대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은 비례대표 47석 중 36석을 가져갔다. 민주당계인 열린민주당에 3석이 배분됐기에 실질적으론 의석의 80% 이상을 양당이 차지한 셈이다. 양당은 위성정
기자는 궁리해야 한다. 자신이 보고 들은 사안에 대해 마음속으로 이리저리 따져 깊이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기사에 이를 적용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이 순간을 관통하고 있는 이슈에 대해 신문에 궁리를 담을 수 있어야 한다.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의료계의 집단행동. 단연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다. 고려대학교와 고대신문도 이를 피할 수는 없다. 1면 기사로 다루는 게 타당하다. 하지만 1991호는 의료계 집단행동을 다루기만 했을 뿐, 궁리를 담아내지 못하면서 나머지 절반이 텅 빈 신문을 독자에게 제공했다.
발을 들여 계단을 올라가는 길마저 으스스한 느낌이 드는 허름한 건물이지만, ‘마하 한남’이 자리한 3층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다른 공간이 열리듯 코에 닿는 냄새부터 달라진다. 향을 따라 계단을 마저 걸어 올라가면 마하의 건축 철학에 대한 글을 마주할 수 있다. “태초에 건축의 시작은 안식처를 조성하는 것이었습니다. 마하의 건축은 이 안식처라는 초심에서 시작합니다. 마하 건축은 물리적인 공간을 넘어, 그 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분위기와 온도를 고민합니다.” 이 공간은 ‘마하 한남’이기 이전에 목욕탕이었다. 하지만 그런 기색이 전혀 느
박은준 전문기자
고려대 4학년 재학생 박준배(문과대 서문18) 씨가 인문관 건립 기금으로 1억원을 기부했다. 재학생이 고려대에 1억원 이상을 기부한 것은 처음이다. 기부금 1억원은 투자 수익과 급여로 충당했다. 박준배 씨는 “졸업 전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며 “후배들이 새로 지어질 인문관에서 꿈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글 | 황효원 기자 hbbang@사진제공 | 커뮤니케이션팀
개강 첫 주가 지났다.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수업이 시작된다. 재학생이 교수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 교수님께서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을 물었다.방식이 어떻든, 대화는 필요하다 - 이훈(미디어22) 대학 생활을 2년 동안 하면서 다양한 교수님들을 뵀다. 학과 건물에서 자주 마주치는 전공 교수님부터 캠퍼스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교양 교수님, 그리고 행사에서 뵌 타 대학 교수님까지. 교수님들의 전공 분야도 인문학, 사회과학, 공학으로 나름 다양했다. 여러 교수님을 만나면서 들었던 공통된 생각은 ‘교수님과 대화할 기회가 많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