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조 은행이 1조 7000억에 날라갔다”, “대한민국을 뒤흔들 금융범죄 실화극”,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의 예고편에 나오는 문구이다. 이에 여론은 들끓고,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참여연대’ 등은 11월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론스타 먹튀 사건 진실-책임 규명해야”한다고 주창했다. 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픽션이라는 면책성 부인을 하는 화면으로 영화를 시작한다. 그러나 ‘은행의 자산’이란 대출로 나가 있는 고객의 예금이 대부분이라는 설명은 부족하여, 다수 일반인들은 68조
2019년 고려대를 강타한 학교본부의 회계비리 사건과 조국 사태는 학생사회를 아우를 수 있는 학생대표자의 필요성을 웅변했다. 그리고 어김없이 학생 대표자 선출을 위한 선거시즌이 돌아왔다. 지난주 세종캠에서는 ‘한뜻’ 선본이 제33대 세종총학생회장단으로 당선됐고, 투표를 앞둔 서울캠에서는 두 선본의 합동공청회가 열렸다. 공약을 살펴보면 두 선본 모두 ‘만능해결사’를 지향하는 듯하다. 등록금과 주거문제 등 과거 여러 총학에서 끝내 해결하지 못한 고질적인 문제부터, 올해 학내에서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자유정의진리 수업의 개선과 대동
고대신문 1889호의 1면을 보고 잠시 멈칫했다. 어라, 사진이 없다. 으레 사진이 들어가는 자리에는 고려대 다양성위원회가 내놓은 다양성 분석 지표가 그래픽으로 정리돼 있었다. 꽤 참신한 시도였다. 분석 결과를 크게 세 부문(젠더·장애·경제력)으로 나눠 핵심적인 내용만 간추린 것도 인상적이었다. 지표가 드러내는 문제의식을 어떻게 시각화할지 고민한 흔적이 묻어나는 구성이었다. 하지만 헤드라인이 다소 밋밋했다. 독자가 신문을 집어 드는 유인 중 하나인 1면 사진을 포기한 상황에서 헤드라인은 더 선명한 메시지를 전달했어야 한다고 본다.
지식의 상아탑. 대학교의 상징이었던 문구. 하지만 좀 더 많은 지식을 탐구하는 곳이라는 뜻을 가진 이 별칭은 이제 쓰이지 않는다. 대학교는 이제 좀 더 좋은 직장에 취업하기 위한 비싼 포장지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대학교의 본래 목적 중 지식의 탐구는 현재 구글과 유튜브가 대신하고 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구글에 검색을 하거나 유튜브에 검색을 해서 나오는 동영상을 본다. 이게 가장 빠르게 정보를 얻는 방법일 것이다. 실제로 국회도서관이나 외국의 대학에 가야만 볼 수 있던 논문들이 구글에 검색하면 나오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
고려대는 온라인을 통해서 누구나, 어디서나, 원하는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온라인 공개강좌’를 열어 전통적 방식의 교수 방법에 대한 전환과 인기강좌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려 하고 있다. 또한, 고려대는 2015년 ‘열린 고등교육 체제를 통한 대학교육 혁신’을 위한 한국형 온라인 교육강좌(K-MOOC)사업에 시범대학으로 선정되어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명순구 교수님의 ‘민법’은 약 700여 명이 듣는 대표적인 MOOC(Massive Online Open Course) 중 하나다. 강의를 수강하고자 하는 학생들은 ‘수강 전쟁’ 없이 누
근대미학의 역사는 미메시스(mimesis)의 원리를 극대화하는 리얼리즘의 역사와 불가분의 관계를 가진다. 실제 세계를 모방하고 반영하려는 기획을 추구한 리얼리즘 미학은, 역사의 흐름 자체를 무화시키면서 펼쳐진 상상, 공상, 환상의 세계를 자연스럽게 타자화하고 주변화하였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리얼리티를 새롭게 해석하고 접근하려는 태도가 대두하면서 독서 시장에는 이른바 판타지 열풍이 불어 닥쳤다. 그동안 ‘공상’ 정도로 치부되었던 미학적 경향이 새로운 리얼리티를 담아내는 표현 방법으로 들어온 것이다. 톨킨(1892~1973)의 사례
우리는 어릴 적부터 순수문학과 장르문학을 구분하고, 오직 순수문학만이 가치 있는 문학으로서 취급받는 사회 속에서 자라왔다. 사회는 우리에게 흥미 위주의 소설은 무가치한 소비 문학에 지나지 않으며, 당대의 시대상이나 인간 본연의 조건과 같은 가치 있는 것들을 그려낸 ‘순수’문학만이 향유할 만한 문학이라고 가르쳐왔다. 그러나 정말로 흥미 위주의 소설은 무가치한가? 혹은, 정말로 장르 문학에는 가치 있는 것들이 담겨있지 않은가? SF&F 문학의 거장 어슐러 K 르 귄은, 자신의 에세이를 통해 소설의 목적은 사회 속의 개인에 초점을 맞춰
석탑강의상 수상자 초청 오찬 행사가 11월 29일 SK미래관 최종현 홀에서 진행됐다. 행사에는 2018년 2학기, 2019년 1학기 석탑강의상 수상자와 정진택 총장, 정승환 교무처장 등이 참석했다. 수상자 대표로 석영중(문과대 노어노문학과) 교수, 김윤태(공정대 공공사회·통일외교학부·공공사회학 전공) 교수, 봉기완(공과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이진형(본교·영어영문학) 강사, 크리스틴 에이트켄(Christine Aitken, 본교 국제어학원) 교수 5인이 상패를 받았다. 이들은 2018년 2학기, 2019년 1학기 석탑강의상 연속
11월 23일 2020학년도 중등교사 임용 제 1차 시험이 끝났다. 그래도 남은 2차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열기로 아직 도서관의 불은 꺼질 줄 모른다. 교사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해 11월 27~28일 이틀간 본교 사범대는 운초우선교육관에서 ‘예비교사, 미래교육을 만나다’ 엑스포를 진행했다. 사범대와 교육대학원의 예비교사들이 미래 교육현장을 미리 접해볼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엑스포 기간 운초우선교육관 4층 로비에서 ‘미래교육 체험 부스’가 설치돼 지나가던 학생들의 발걸음을 끌었다. 27일에는 IoT, 앱 개발 체험관이 열렸다.
제52대 서울총학생회 선거가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치러진다. 선본 ‘RE:플라이’(정후보=안병국, 선본장=이승현, 리플라이)와 ‘바로’(정후보=최한길, 선본장=서지현)가 ‘신뢰를 잃은 학생사회’를 각각 책임과 실력으로 일으켜 세우겠다고 나섰다. ‘검증된 실현 가능성’을 구호로 내세운 두 선본의 공약을 분석했다. 책임지는 소통 VS 목적 있는 소통 매년 총학생회 선거에선 소통 관련 공약이 빠지지 않는다. 올해 출마한 리플라이와 바로도 예외는 아니다. 한주현(생명대 생명과학16) 씨는 “구체적이지 않고 형식적인 소통만 한다면 예년과
홍콩시위 대자보 훼손 사건을 계기로 교내에서 학생들 간에 많은 논쟁이 이어졌다. 11일 정경대 후문에서는 홍콩시위를 지지하는 내용의 ‘노동자연대 고려대모임’(지부장=연은정, 노동자연대) 대자보가 훼손돼 소동이 일었다. 이후 다른 단체들도 홍콩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를 잇달아 게재하자 일부 학생들이 반박대자보를 게시해 홍콩시위를 규탄하고 나섰다. 시위를 지지하는 이들과 반대하는 이들이 정경대 후문 대자보 앞에서 각각 무리를 이뤄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양측 간에 욕설과 혐오표현이 오가기도 했다. 세 번이나 훼손된 홍콩 지지 대자보
는 과대평가된 할리우드 영화라고 생각해왔다. ‘City of Stars’(라라랜드 OST)가 카페에서 나올 때마다 노래가 지루하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LA행 비행기를 탑승했을 때 나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지루한 비행시간을 보내기 위해 다운받아온 는 내가 고3 야자 때 몰래 챙겨봤던 영화와는 전혀 달랐다. 주인공 Mia와 Sebastian이 함께 피아노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 나는 내 감정에 빠져 울음을 터뜨렸다. LA라는 도시가 나에게 이렇게 큰 의미가 있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결국
최근 게임과 e스포츠계가 홍콩 민주화 시위 상황과 엮이는 일이 발생했다. 블리자드의 인기 게임 ‘하스스톤’의 아시아태평양 e스포츠 경기에서 홍콩 출신 선수 blitzchung이 홍콩 민주화 시위 지지 발언을 했고, 블리자드는 선수에게 자격정지, 상금박탈과 같은 강한 징계와 함께 중국 전체에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슈는 간단하게 해결되지 않았다. 미국계 게임회사가 중국에 굽신거리는 모습은 미·중분쟁이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미 정부의 역린을 건드린 듯 했다. 의회로부터 압력이 내려왔고, 곧이어 블리자드가 그동안 여러 게임에서 이야기
죽음 이후에는 무엇이 남게 될 것인가? 의 저자 셸리 케이건은 죽음에 대한 이해를 위해 수많은 철학적 논의를 끌어들인다. 죽음이란 삶이 끝난 것이다. 그러므로 죽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삶’, 즉 ‘살아있는 상태’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인간은 어떤 구성으로 살아있을까? 첫 번째로 이원론은 육체와 동시에 육체와는 전혀 다른 비물질적 존재인 영혼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말한다. 반면 물질론에 따르면 인간은 육체로만 구성되어 있다. 셸리 케이건은 영혼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자들의 근거들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2017년 11월 21일. 국민일보 사회면에 ‘高1 아들을 SCI급 논문 공저자로… 서울대 교수의 ‘끔찍한’ 자식 사랑’이라는 제하의 기사가 실렸다. 기사는 지난 10년간 논문 43편에 아들의 이름을 올린 서울대 공대의 한 교수에 관한 것이었다. 문제는 이 중 3편의 논문이 발표될 당시 아들이 고등학교 1학년이었다는 것이다. 고등학생이 대학교에서 수행되는 연구에 참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점 때문에, 이 기사는 교수자녀이기 때문에 주어진 특혜라는 주장과 미성년자녀가 저자에 포함된 논문이 입시에 활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안방극장’이란 말은 텔레비전의 대중화로 일상생활 장소인 가정에서 다채로운 이야기를 감상하고 즐길 수 있게 되면서 등장한 용어다. 과거 정규편성된 시간에만 볼 수 있었던 텔레비전 드라마는 주인공의 삶에 공감하고 지지하는 등 다양한 감정적 경험을 가능케했다. 지금은 유튜브, 넷플릭스, 푹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드라마를 접하게 되면서 새로운 대중문화현상을 유발하는 등 드라마는 여전히 핫한 콘텐츠다. 최근에는 웹드라마까지 등장하면서 드라마 제작 편수, 드라마 제작에 참여하는 관련 스태프도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특히나 방송사의 브랜드
교환학생은 대학 입학과 동시에 가장 고대했던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교환학생을 지원할 수 있는 학기가 되자마자 지원할 학교를 열심히 알아보기 시작했죠. 우선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로 후보를 추렸고, 제 전공인 보건 또는 복지에 관한 수업이 잘 개설되어 있는 나라를 선택하려고 했어요. 그러다 보니 북유럽으로 후보지가 좁혀지게 되었고 그중, 옛날에 갔던 여행지 중 기억이 좋게 남았던 핀란드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핀란드는 숲이 많고, 눈이 많이 내리는 평화로운 나라예요. 저는 헬싱키 대학교로 교환학생을 가게 되었는데 핀란드의 수도에 위치했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전 직원에게 선물한 책’, 곧 100쇄 돌파를 앞둔 베스트셀러. 임홍택 작가의 이다. 책의 인기는 간결한 디자인과 함께 ‘간단함, 병맛, 솔직함’을 90년생의 특징으로 내세운 눈에 띄는 표지와 ‘요즘 시대의 요즘 세대’를 겨냥한 흥미로운 세대 담론 때문만은 아니다. 여느 베스트셀러가 그렇듯, 책 자체로 소비된다기보다 사회적 이슈로 소비된 것 또한 한몫했다. 새로운 세대에 대한 이해가 ‘유행’의 영역을 넘어, ‘상식’의 영역으로 자리 잡아버린 것이다. 사실 책 자체는 일반화의 오류투성이다.
지난달 우리나라 아이돌 그룹 슈퍼엠의 데뷔 EP 이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등극했다. 앨범 석 장을 같은 차트 정상에 올려놓은 방탄소년단에 이어 슈퍼엠이 한국 가수로는 두 번째로 빌보드 꼭대기에 이름을 새겼다. 한국 대중음악사에 또 하나의 진귀한 기록이 나왔다. 슈퍼엠은 음반 발매 첫 주에 1위를 점하는 크나큰 영광을 누렸다. 전 세계 수많은 뮤지션이 진을 치는 빌보드 차트에서 신인이 바로 왕좌를 차지하기란 쉽지 않다. 데뷔 음반이 출시 첫 주에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오른 가수는 브리트니 스피어스, 원 디렉션 정
2016년 10월 24일. 3년 전 세상에 태어났다. 초반에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 가지진 않았다. 다음 해 3월 한 국회의원이 나를 친구들 300명에게 선물했다. 사람들이 내게 관심 가지기 시작했다. 5월에는 한 국회의원이 나를 대통령에게 추천해줬다. 그렇게 사람들에게 차츰 알려졌다. 사람들은 나를 퍽 좋아했다. 나를 보는 게 슬프면서도 위로도 많이 된다나. 사랑받아 기뻤다. 읽히고 공감받기 위해 태어난 나는 사람들이 날 읽고 공감해주는 게 좋았다. 저 높은 곳에 있는 사람들이 나에게 관심을 가지다니. 꿈만 같았다. 하지만 사람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