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쟁의 도마 위에 오른 주제를 꼽아보라면 단연 ‘82년생 김지영’일 것이다. 누군가는 대한민국 여성의 삶을 섬세히 묘사하여 공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남성을 악역으로 매도하며 김지영의 삶이 과장되었다고 말한다. 과연 영화와 책은 현실을 어느 정도 반영한 것일까. 투쟁과 노력의 결과 현대사회의 여권은 과거에 비해 놀랍도록 신장되었으며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예를 들면 내가 중학생이었던 약 8년 전까지만 해도 학교에서 남자들을 앞 번호에 배치했지만, 현재는 가나다라 순으로 번호를 매기는 추세이다. 또한
갑자기 눈 덮인 백두산에 백마를 타고 나타나더니 금강산으로 내려가서 폭탄선언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백마 탄 사진이 노동신문에 게재되자 전례 때문에 대북정책 관계자들은 긴장했다. 북한의 관영 매체들은 지난 10월 17일 김정은이 백두산에 오를 때마다 새로운 ‘전략적 노선’들이 제시되고 ‘세상을 놀래 우는 사변’들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과연 이번 김 위원장의 백두산의 백마 퍼모먼스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일주일 만에 드러난 백마의 결단은 금강산 시설 철거였다. 북한은 금강산 관광 등 남북경협사업에 대해 ‘김정일 위원
지난달 말 배달앱 ‘요기요’와 계약한 배달기사들에 대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북부지청이 판정했다. 이후 노동부는 해당 사건은 일반적인 배달 대행기사의 업무 실태와는 다소 차이가 있고, 이 사건 이외의 다른 배달기사와 사업자의 관계는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보충 설명까지 내놓았다. 이는 배달앱 기사를 노동자로 인정할 것인가를 두고 노동자와 사용자, 노조와 산업계, 학계 등이 얽혀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의식한 처사로 보인다. 배달앱은 소비자에겐 어느새 익숙해진 서비스이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베리베리 다이스키 신지상.지오 아빠는 말씀하셨다 너무 작은 것들까지 사랑하지 말라고 작은 것들은 하도 많아서 네가 사랑한 그 많은 것들이 언젠간 모두 널 울리게 할 테니까 나는 나쁜 아이였나 보다 아빠가 그렇게 말씀하셨음에도 나는 빨간 꼬리가 예쁜 플라밍고 구피를 사랑했고 비 오는날 무작정 날 따라왔던 하얀 강아지를 사랑했고 분홍색 끈이 예뻤던 내 여름 샌들을 사랑했으며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갈색 긴 머리 인형을 사랑했었고, 내 머리를 쓱쓱 문질러대던 아빠의 커다란 손을 사랑했었다 그래서 구피가 죽었을 때, 강아지를 잃어버렸을 때
최근 한 정치인 자녀의 대학 입시논란 사건이 있었다. 여전히 시끌시끌한 이 사건에서 시작된 날개짓은 여러 폭풍을 몰고 왔는데, 그중 하나가 얼마 전 교육부에서 발표한 자사고·특목고(외고, 국제고) 폐지 안건이다. 교육부는 고교 서열화에서 나타나는 불공정한 현상의 문제를 논하며 “일반고가 고등학교 교육의 중심이 되려면 다각도의 정책적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표가 나오자 제일 먼저 발 빠르게 움직인 건 부동산 업계였다. 입시에 유리한 고등학교를 찾으려는 사람들의 ‘맹모삼천지교’는 빠르게 시작됐고, 입시나 부동산 관련
내가 존경하는 지도교수님은 항상 “고맙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끊임없이 하신다. 아무리 작은 일일지라도 “고맙다”고 하신다. 전화 한 통화에도 “고맙습니다”. 간단한 이메일에도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고 답장이 온다. 너무나 저명하시고 학식도 높으시고 지체도 높으신 분임에도 말이다. 벌써 모신지가 25년이 되었지만 25년 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으시다. 마음속 깊이에서 주위 사람들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계심에 틀림이 없다. 참으로 인품이 훌륭하시어 나로서는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다. 고마운 마음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겨울산책 류세현 우리가지는이야기다. 가질 수 없는 것들을 대비해 토끼는 굴을 판다. 가진 것들 역시 굴을 판다. 그 굴속에서 사는 것들은 다음 거래를 기약한다. 혹은 다음 거래를 기약하며 산다. 파는 것도 사는 것도 아닌 이들은 뭉개지는 연기처럼 가만히 떠돌 뿐이다. 눈은 제 몸 속에 그림자를 지고 있다. 밟혀서 녹기 전 제 몸속의 먹물을 터트리며죽는다. 눈이 오는 날, 눈이 떨어져야만 하는 날엔 땅에 물기가 진다. 젖은 신발은 걸어가는 사이 마르기 시작했다. 내 치기를 말리지 못했던 때를 기록한다. 이 계절과함께 젖고 싶었던 사람
작년 말과 올해 초는 숙원이라 불릴 과업들이 순식간에 진행되는 시기였습니다. 핑계겠지만 너무 힘들어서 쓸 수 없던 문장들이 너무 편안해져서 쓸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이 한편으론 무척 좋기도 했습니다. 최근에 졸업 작품을 준비하면서 예전에 적은 것들을 퇴고하고 새 시를 다시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 속에서 느낀 바는 그간 편안하지 못해서 힘들었지만, 편안해지더라도 역시 세상살이는 힘들다는 거였습니다. 이걸 조금 깨닫고 나자 새로운 문장들, 혹은 예전에 감춰두었던 문장들이 더 수월하게 발굴됐습니다. 그러다가 이제 4학년
2019년 시 부문에 응모한 여러 작품은 대체로 개인의 전망과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 고민의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좀처럼 일어나지 못한다고 야유하지 않으며, 고개를 들고 희망차게 걸음을 옮긴다고 환호하지 않는 것이 시다. 시는 좌절과 환호에 공감할 만한 맥락이 없다면 이를 기만과 과시로 받아들여 시인에게 자신의 상처와 마주보기를 요청한다. 자기의 상처를 똑바로 쳐다보는 것은 본인에게는 용기를, 독자에게는 공감을 필요로 하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바로 그곳이 ‘시적인 것’이라 말할
안녕하세요, 제32대 고려대학교 세종 총학생회장 이비환 입니다. 고대신문 창간 72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고려대학교의 대표 정론지인 고대신문은 그동안 학내 소통의 장이자, 여론 형성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해왔습니다. 나아가 진취적이고, 가치중립적인 의제설정을 통해 학내에 비판적 사고 함양과 건전한 토론문화의 정착에 큰 기여를 해왔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역할의 시작과 과정의 중심은 학생이었습니다. 즉, 학생 스스로가 중심이 되어 학생 사회의 문제 해결을 위한 소통의 장을 형성하고, 보다 발전된 학생사회를 이룩하기 위해 진취적으로
안녕하세요, 제33대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너나들이’의 총학생회장 임서영입니다. 11월 3일 고대신문이 창간된 지 72주년을 맞이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대학원생들은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기 쉽지만, 자신들의 입장을 결집하고 표현하는 일은 대학원생들로서는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원총에서는 대학원생의 현안에 대해 고대신문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이후에도 원총과 고대신문이 서로 협조하여 대학원생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 알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대학원생들 또한 자
고대신문의 창간 72주년을 축하합니다. 시험 기간과 방학을 제외하고 매주 신문을 발행하는 연세춘추의 기자로서 같은 상황인 고대신문을 보며 놀랄 때가 많습니다. 깊이 있는 통찰과 쉽게 읽히는 문장, 다채로운 소재 등 고대신문의 기사에 자극을 받곤 합니다. 대학언론의 본령은 학내 구성원들의 알 권리 증진과 공익 실현입니다. 이에 견주어 볼 때 고대신문은 그 역할을 준수하게 수행하고 있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대신문의 창간 기념일이 1947년 11월 3일, 즉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념일이라는 점은 의미심장합니다. 살아있는 권력에 저항했던
나의 사랑이요 나의 자랑인 고대신문의 창간 72주년을 모든 동인들과 더불어 진심을 다하여 축하드립니다. 고대신문 창간 70주년 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서 성대한 축하행사를 치른 것이 엊그제의 일 같은데 벌써 이태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민족의 과거와 미래의 구원한 생명이 고려대학교의 전통과 병행하는 곳에서 고대신문의 역사적, 사회적 사명이 성취될 것”이라는 창간사의 부르짖음은 고대신문의 두 눈을 ‘민족’과 ‘고려대학교’를 향해 부릅뜨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그리고 72년의 세월이 흐른 오늘도 그 눈빛은 여전히 빛나고 있을 것으로 믿습
김문식(수학과 56학번)법고창신(法古創新), 옛 것을 본받아 새 것을 창조한다.고대신문이 고려대학교의 전통을 잇고, 새로운 혁신을 이루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정론과 직필로 대학언론 발전에 공헌해 온 고대신문의 창간 72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1947년 11월 3일. 해방이후 좌우 이념대립으로 온 나라가 혼란스럽던 시절, 고려대학교 학생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국내 최초의 대학 신문을 창간하였습니다. 이후 지난 72년이라는 세월동안 대학생의 눈으로 굴곡진 대한민국의 역사의 한가운데에서 잘못된 사회현실을 비판하고, 다양한 대학 구성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하며 한국 대학언론을 선도해 온 고대신문의 아름다운 발자취에 박수를 보냅니다. 미국의 독립선언문을 기초한,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
푸르른 가을 하늘과 붉은 단풍이 석탑의 정취와 어우러져 더욱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이 청명한 가을날, 고대인의 기상을 담아 대학언론의 미래를 열어가는 고대신문의 창간 72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고대신문은 1947년 11월 3일, 격변의 시기에 민족의 대학 고려대학교에서 학생들의 힘으로 창간되었습니다. 이후 정식 학보로서 고려대학교를 대표하는 신문이 되어, 대한민국의 굴곡진 근현대사를 기록하는 직필의 사관(史官)이자 고대인이 추구하는 진리를 비춰주는 등대의 역할을 수행하였습니다. 창간 이후 72년 동안 근대화, 산업화, 민주화,
유병록(시인,국어국문학과 01학번), 2010 동아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일러스트 우연주(디자인조형16), 2019, oil pastel on paper, 14x19cm
바다와 나비김기림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 준 일이 없기에흰 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승달이 시리다. 우물 안 개구리의 삶이 참 괜찮다고 생각했었다. 도전하지 않으니 실패하지 않고, 실패하지 않으니 좌절하지 않는다. 고통이 있어야만 성장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나는 고난과 역경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고 도전하지 않는 스스로를 합리화하곤 했다. 그것은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드라마 을 애청하고 있다. 공효진이 식당주인으로 나오고 강하늘이 순박한 시골 순경으로 나온다. 공블리가 나오는 드라마니 안 재밌을 수 없겠지만 내가 이 드라마를 보는 이유는 배경 때문이다. 극중에서 옹산시로 나오는 바닷가 마을이 내가 근무하고 있는 포항 구룡포다. 드라마를 볼 때마다 ‘어 내가 가봤던 거리인데’, ‘어 저기는 구룡포 과메기문화관 앞인데’ 말하면서 본다. 얼마 전 학교 주변에 내가 매일 출근하는 도로가 나와서 기뻤다. 조금만 더 가면 학교가 나올 텐데 하면서. 지난 8월에 친구와 함께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