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합리적 논쟁은 어디 있는가. 조국 전 장관 논란은 어떤 생산적인 결론이나 합의를 끌어내기보단, 극심한 의견 대립과 상호비방 속에 사람들의 피로만 가중시켰다. 그뿐일까. 어느 커뮤니티에선 매일 같이 등장하는 사소한 견해차도 조율하지 못해 싸움이 이어진다. 어쩌면 민주주의 시대에서 우리의 일상은 대화와 토론이 아니라 대립과 충돌일지도 모른다. 갈등이 격해진 사람들은 상대방을 악마화하고 이 세상에 있어서는 안 될 존재로 취급하기도 한다. 상대방도 질 수 없으니 똑같은 모욕적 표현과 언어폭력으로 맞선다. 반대되는 입장을 경청하
평소 재학생들이 교우들을 만날 일은 많지 않지만, 각 학과와 단과대에서는 재학생들과 교우들의 교류를 주선한 행사를 많이 개최하고 있다. 많은 교류 행사들 중 ‘생명대 교우멘토링의 날’과 ‘불문인의 밤’에 참석해 교우들과 재학생의 교류 현장을 담아봤다. 정보 교류의 장이 된 생명대 교우멘토링의 날 15일 생명과학대학은 교우회관에서 ‘교우멘토링의 날’을 진행했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교우멘토링의 날’은 전공 관련 진로에 진출한 91학번에서 05학번까지의 젊은 교우 멘토들이 재학생 멘티에게 진로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뜻깊은 행사가 됐
1907년에 세워진 고려대학교 교우회는 112년의 역사를 바탕으로 한 끈끈한 결속력을 이어오고 있다. 33만 명에 달하는 교우들이 보여주는 모교사랑과 단합정신은 그 자체로 본교의 큰 자랑거리 중 하나다. 개인주의가 확산되는 2019년 현재, 교우회는 빠르게 바뀌는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며 젊은 교우, 더 나아가 재학생까지 참여하는 장을 만들어 한 걸음 더 도약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끈끈한 교우 문화의 계기, 입학 30주년 행사 졸업 후 각자의 삶을 살아오던 교우들이 교우회 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은 언제일까. 교우들은 개인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벌써 11월, 불어오는 찬바람이 시리다. 쓸쓸한 기분을 달래러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찾지만 이조차도 싱겁게 느껴진다. 대신 은은한 감칠맛과 향기로 가득한 중국차는 어떨까. 차(茶) 문화를 테마로 한 카페 ‘라오상하이(老上海)’는 신촌역 5번 출구에서 그리 멀지 않다. 박주홍(남·48) 대표가 2006년에 문을 연 찻집은 ‘차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을 취지로 차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반가이 맞이하고 있다. 매장에 들어서면 테이블마다 놓인 중국식 다기(茶器)와 매장 한 쪽에 가득 전시된 각양각색 자사호(紫沙壺
본교 기록자료실은 교사(校史) 관련 기록물뿐만 아니라, 오랜 역사와 교내 구성원들의 협조를 바탕으로 한국 근현대사를 조망할 수 있는 다양한 기록물들을 소장하고 있다. 국가기록원에서는 국가적으로 영구히 보존해야 할 중요한 역사적 가치가 있는 민간기록물을 국가지정기록물로 지정해 보존을 돕고 있는데, 본교 기록자료실에서는 이중 국가지정 기록물 1호와 2호에 지정된 기록물을 보관하고 있다. 두 기록물은 해방 이후 격랑을 겪어왔던 대한민국의 탄생 과정에 관한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국가지정기록물 제1호 - ‘유진오 제헌헌법
대학은 언제나 바삐 움직이는 공간이다. 학업을 준비하는 수많은 사람들은 학교에서 탐구의 족적을 만들어내고, 학교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이들은 수천 건의 문서를 생산한다. 대학의 기록관은 이들이 하루하루 생산해내는 수많은 기록물을 관리하며 대학의 역사를 형상화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취약한 제도와 인력 부족으로 기록 관리에 난항을 겪고 있다. 대학의 역사적·행정적 책무를 정리 1999년 ‘공공기관의 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기록관리법)이 제정되기 전까지 대학에는 공공기관으로서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책임이 부
국내 SF계 최대의 축제인 한국 SF 컨벤션이 지난달 28일과 29일 양일 간 서울시립과학관에서 개최됐다. 인류의 달 착륙 50주년을 기념해 주제를 ‘달을 넘어서 우주로,’ 부주제를 ‘SF속의 여성’으로 삼아 마련된 ‘SF 축제’. SF 동호인, SF 작가와 출판 관계자 등 여러 사람들이 참석해 한국의 창작 SF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교류할 기회를 가졌다. 이정환기자 ecrit@
지난 6월, 등 김보영 SF 작가의 소설 3종의 판권이 미국의 출판 회사에 팔려 화제가 됐다. 또한 7월 온라인 서점 ‘예스24’에서 진행한 독자 투표 ‘2019 한국 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에 선정된 10명의 작가 중 SF 작가 3명이 포함되는 등 한국의 SF 문학이 최근 국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분위기다. 무관심을 떨치고 새롭게 빛을 보게 된 한국 SF, 그 진흥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대중 계몽의 도구로 이용된 초기 한국 SF 한국에 최초로 소개된 SF 문학은 쥘 베른(Jules Verne)의 작품을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의 , 류츠신(劉慈欣)의 , 테드 창(Ted Chiang)의 …. 문학계, 영화계에서 확고하게 자리잡은 장르 중 하나, SF(Science Fiction)다. SF는 일각에서 ‘공상과학’이라는 명칭으로 번역된다. 하지만 SF가 그리는 이야기는 ‘현실적이지 못하거나 실현될 가망이 없는 것을 막연히 그려 봄’이라는 공상과는 다르다. SF 연구자 다코 수빈(Darko Suvin)에 의하면, SF는 ‘현실의 반영일 뿐 아니라 현실에 관한 문학’이기 때문
퍼스널 모빌리티는 미래의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기대와 함께 도로 위의 불청객이라는 따가운 시선도 받고 있다. 퍼스널 모빌리티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 온 명묘희 도로교통공단 수석연구원은 “퍼스널 모빌리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며 “다양한 교통수단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전동킥보드의 자전거도로 주행이 허용될 방침이지만, 그 실효성이 의심되고 있습니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현재 자전거도로가 많지도 않고, 이마저도 보행자 겸용 도로가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당장은 자전거도로를 확
퍼스널 모빌리티가 시민의 이동생활에 빠르게 도입되자 국회와 정부도 제도적 보완점을 마련하기 위해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퍼스널 모빌리티가 안전하게 주행하기 위해서는 기존 제도의 개정을 넘어, 도로 등 인프라의 확충과 새로운 법체계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제도 개선 합의했으나 시행은 아직 퍼스널 모빌리티가 대중화되면서 국회와 정부는 현실과 맞지 않는 법적 지위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2017년 6월 윤재옥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은 퍼스널 모빌리티의 지위를 법적으로 규정하는 ‘도로교통법과 자전거이용활성화법 개정안’을
대학교 캠퍼스는 퍼스널 모빌리티 공유 서비스를 운영하기 가장 좋은 곳 중 하나다. 서비스의 주 이용층인 20대들의 활동 장소인 동시에 규모가 넓어서 퍼스널 모빌리티가 충족시킬 수 있는 중·단거리 이동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김형산 스타트업 ‘더스윙’ 대표는 “사업 초기 이동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대 대학생이 주 고객층임을 알게 돼 대학가를 중심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며 “고려대의 경우 캠퍼스의 크기가 넓고, 인문캠과 이공캠 사이에 중·단거리 이동수요가 있다고 판단해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비스가 도입되자 본교
#. 지난달 19일, 이융희(남·27) 씨는 도로 마지막 차선에서 전동킥보드를 타고 주행하다 반대편 차선에서 유턴하는 자동차와 추돌 사고가 났다. 추돌한 자동차는 범퍼가 뜯겨 나간 수준이었지만 이 씨는 전치 6주의 큰 부상을 입었다. 이 씨는 “몸이 차량에 직접 부딪혀 현재 걷지도 못하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겼다”며 “전동킥보드가 아닌 승용차를 타고 있었다면 전혀 다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전동킥보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동킥보드와 같은 퍼스널 모빌리티(Personal Mobilit
고연전 전날인 5일 저녁 6시, 온종일 비가 오다 저녁놀이 지자 찬란한 황금빛으로 물든 하늘. 태양이 사라지고 어둠이 내릴 때까지의 그 짧은 순간 궂은 비를 쏟았던 구름이 남아있지 않았다면 이런 장관을 보긴 어려웠을 것이다. 어쩌면 역경을 극복하고 승리하리란 고대생의 염원을 하늘이 들은 것일지도. 이정환 기자 ecrit@
“내 작품은 공간의 세계란다. 서울을 생각하며 오만가지 생각하며 찍어가는 점. 어쩌면 내 마음속을 잘 말해주는 것일까.” 화가 김환기의 마지막 활동 시기인 뉴욕 생활은 치열했다. 현대미술의 중심지였던 뉴욕에서 김환기는 해외의 쟁쟁한 예술가들과 경쟁해야 했다. 김환기는 고향을 떠나 세계무대에서 자신의 새로운 스타일을 찾고자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험했다. 환기미술관은 이런 김환기의 예술 세계를 기념하기 위해 1992년 건립됐다. 산자락에 오밀조밀하게 모인 주택들이 아름다운 부암동의 이 소박한 미술관에는, 하얀 벽돌 담장과 함께 여름이 지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지도 2달이 넘었다. 100만 명이 넘는 홍콩인들이 광장에서 평화 시위를 여는 등 감동적인 순간도 있었지만, 현재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 시민과 경찰 사이 화염병과 최루탄이 오가는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 일부 중국 시민들은 시위대가 서방 세력과 결탁해 폭력 시위를 이끄는 극단주의자라고 말한다. 하지만 한국의 촛불시위가 그러했듯 시위에 참여한 홍콩인들은 공동의 목적을 위해 함께 움직이지만 서로 다른 개별적 성향을 지닌 ‘다중(multitude)’이다. 수백만 명이 두 달 동안 참가한 시위의 한
특유의 화학적 성질을 통해 위치에 따라 인간에게 상반되는 역할을 수행하는 물질이 있다. 바로 오존이다. 오존은 성층권에서 자외선을 차단해 인간을 보호하지만, 지표면에서는 인간을 비롯한 생명체의 건강을 위협한다. 가까이 있을 때는 나쁘지만 멀리 있을 때는 좋은 두 얼굴의 오존, 그 양면적인 특성에 대해 알아봤다. 산화력 높아 오염물질 정화하는 오존 오존(Ozone, O₃)은 상온에서 기체 형태를 띠는 물질이다. 산소 분자와 동소체로 산소 원자 3개가 결합한 오존의 특성 중 하나는 산화력이 크다는 것이다. 오존은 이중결합으로 연결된 산
스모그가 짙게 깔렸던 지난 18일, 서울시의 21개 구에 오존 주의보가 발령됐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대기 정체와 오염물질의 유입 현상으로 고농도 대기오염 현상이 발생하기 좋은 조건이 형성됐다”며 “특히 출퇴근 시간대에 오존 생성 물질인 질소산화물의 농도가 평상시보다 0.02ppm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해가 지날수록 오존 오염이 급증하고 있다. 전국에서 오존주의보는 2017년 276회, 2018년 489회 발령됐고, 올해는 7월 25일 기준으로 443회가 발령된 상태로 발령 횟수가 지속해서 늘고 있다. 오존은 미세먼지와 함께
어느 휴일 나른한 오후. 가끔은 침대 위에 녹아내리듯 멍하니 누워 생각에 잠긴다. 어제 미처 하지 못했던 일들, 오늘 해야 했을 것 같은 일들, 또는 내일 해야 할 일들을 고민하면서, 어쩌면 그동안의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 힙합 아티스트 빈지노(Beenzino)와 프로듀서 시미 트와이스(Shimmy Twice)가 결성한 그룹 ‘재지팩트’가 2017년 발매한 2집 앨범 의 타이틀곡 ‘하루종일(Kadomatsu Toshiki 작사·작곡)’은 가사가 표현하는 그대로, 욕조에 몸을 담그고 하루종일 시간을 보내며 몽상하는 모습을 그린다. 1
5월 27일 오후 6시, 문과대학 서관 132호에서 ‘북핵 문제의 원인과 해법’이라는 주제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의 강연이 열렸다. 문과대학 연구소 협의회·통일과 국제평화 융합전공 주최로 진행된 강연에는 50여 명이 참석해 정세현 전 장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북핵에 대한 불안, 북핵 문제의 원인 정세현 전 장관은 “1992년 주한미군 주둔 인정을 조건으로 북미 수교를 요구한 김용순 북한 전 국제비서의 제안을 미국 측이 거절했을 때부터 문제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1990년대 공산권 국가들과 잇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