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어쩌지?” 낮 12시가 다 돼 일어난 길음진 양이 외쳤다. 오늘은 남자친구 신내나 군과 데이트가 있는 날. 그러나 지난 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새벽까지 술을 마셨더니 머리가 지끈거린다. 간신히 몸을 일으키지만 기름으로 번들거리는 얼굴에다 블랙헤드와 뾰루지까지. 정말 나가기 싫다. 하지만 ‘언제쯤 도착해?’라는 신 군의 문자에 서둘러 샤워를 하고 점심으로 숙취를 감춘 후 집을 나선다.

길음진 양처럼 술자리에서 분위기에 휩쓸리면 다음날은 십중팔구 숙취로 고생한다. 이 경우 얼큰한 음식을 먹는 것은 가뜩이나 술 때문에 헐어 있는 위벽을 더 자극하기에 너무 매운 것은 좋지 않다. 콩나물국, 북어국, 조갯국, 미역국, 배춧국 등 담백하면서도 개운한 맛이 속을 푸는 데 더 효과적. 과당이 많이 함유된 과일이나 주스류도 알코올의 대사를 촉진한다.

여름철 유난히 번들거리는 얼굴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은 비단 길음진 양 뿐만이 아닐 것. 기온이 높아져 피지 분비량이 많아지면 모공이 커지고 피부 트러블도 심해진다. 이 땐 녹차 티백을 물에 적셔 이마, 양볼에 올려놓으면 피지 제거에 도움이 된다. 세안 시엔 항상 찬물로 마무리 하고 스킨 등을 냉장고에 보관해 사용하는 것도 좋다. 너무 자주 클렌징을 하면 피부 유분막에 손상을 줄 수 있으니 피할 것.

약속 장소엔 신내나 군이 미리 와 기다리고 있다. 오늘은 최근 개봉한 공포영화를 보기로 한 날. 종종 집에서 혼자 공포영화를 즐기는 길음진 양이지만 약간 무서운 장면만 나와도 신 군에게 안기기 바쁘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행동에 제동을 건 것은 바로 신 군 몸에서 나는 퀴퀴한 냄새. 길 양은 그냥 열심히 영화에만 집중하기로 마음을 바꾼다.

길음진 양이 좋아하는 여름이 제철인 공포영화. 우리는 흔히 공포영화를 보고 스산한 기분을 느끼며 더위를 쫓는다. 공포감으로 인해 흥분된 교감신경은 순간적으로 땀을 분비, 증발시키면서 체온을 빼앗아 서늘함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이런 공포감은 위궤양을 악화시키기도 하고, 정신 건강에도 해로우니 지나치게 즐기지는 말자.

한편 여름철 냄새로 고민하는 사람은 비단 신내나 군뿐만이 아닐 것이다. 여름철 땀이 나기 쉬운 발바닥엔 코리네박테리움이란 세균이 더 잘 번식해 발냄새가 심해진다. 신 군, 슬리퍼 바닥은 물로 닦은 후 충분히 말리고, 신발 속에 원두커피, 숯, 녹차, 신문지를 넣어주면 밤새 탈취효과를 볼 수 있으니 참고할 것.

영화를 보고 나온 둘은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청계천을 거닐었다. 여느 때처럼 얼음을 부셔 먹던 길음진 양에게 신내나 군이 군대에서 휴가 나온 친구를 만나러 가야 된단다. 길 양은 “걔야 나야?”라며 신 군에게 화를 냈다. 결국 거리에서 대판 싸우고 잔뜩 화가 난 길 양은 집에 가 샤워를 한 후에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

길음진 양을 경악케 한 신내나 군의 심한 겨드랑이 냄새는 10명 중 1명꼴로 갖고 있는 ‘액취증’. 피부표면에 있던 세균이 겨드랑이에 분포한 아포크린선이라는 땀샘을 분해하면서 악취를 풍긴다. 신 군, 샤워 후엔 드라이기나 선풍기로 겨드랑이를 말리자. 물기는 세균 번식을 이롭게 해 냄새를 더 심하게 한다. 외출 전엔 데오드란트를 뿌리고 통풍이 잘 되는 면소재의 옷을 입을 것. 겨드랑이 털을 깎지 않는 것은 냄새를 악화시키므로 제모를 하는 것도 좋다. 짙은 향수는 겨드랑이 냄새와 만날 때 역효과가 나니 자제하자.

영화를 보고 나온 둘은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청계천을 거닐었다. 여느 때처럼 얼음을 부셔 먹던 길음진 양에게 신내나 군이 군대에서 휴가 나온 친구를 만나러 가야 된단다. 길 양은 “걔야 나야?”라며 신 군에게 화를 냈다. 결국 거리에서 대판 싸우고 잔뜩 화가 난 길 양은 집에 가 샤워를 한 후에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

길음진 양, 얼음을 계속 씹어 먹다간 이를 뽑고 임플란트를 해야 할지도 모르니 자제하자. 이런 습관은 치아와 잇몸에 과도한 자극을 줘 치아를 시리게 하고 치아가 압력을 받아 부서질 위험도 크다. 또한 커피의 갈색 색소는 치아의 미세한 틈에 달라붙어 치아를 누렇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그나저나 오늘 싸운 이 커플, 여름철엔 더 조심해야 한다. 생체기상학자들에 따르면 무더위는 사람들을 피곤하고 짜증나게 하며 공격적인 성향으로 만든다고 한다. 길 양과 신 군, 서로 조금 더 배려하며 되도록 데이트는 에어컨 빵빵한 실내에서 하는게 어떨까.

샤워 후 상쾌함이 좋아 샤워를 자주 하는 길음진 양, 잦은 샤워는 오히려 피부에 독이 된다는 사실을 아는지. 흔히 샤워를 하면 수분이 공급된다고 생각하지만 보습제를 바르지 않으면 몸의 수분까지 뺏겨 피부가 건조하고 거칠어진다. 심할 경우 피부표면이 하얀 분말로 덮인 것처럼 변할 수 있고 모공각화증(일명 닭살)을 악화시키기도. 길 양, 샤워 후 물기가 마르기 전에 보습제를 꼭 바르자. 클렌저 자체에 보습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쓰는 것도 좋다.

도움말 :
분당 아름다운 나라 피부과·성형외과 김현주 원장
헬스메카 한의원 정영진 원장
<날씨를 알면 건강이 보인다> (반기성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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