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살아오는 동안 여자친구 한번 사귀어 본적 없는 나홀로 군. 나 군의 취미는 선풍기를 켜놓고 온갖 케이블 채널에서 하는 재방송을 보는 것. 오후 내내 거실에서 옆으로 드러누워 팔로 머리를 괴고 TV를 본다. 수박을 갖고 오신 어머니는 수박을 다 먹자마자 나 군에게 “이제 그만 들어가 공부해라”고 한 소리 하신다. “엄마도 맨날 TV만 보면서 뭘”하고 투덜대며 제 방으로 가 이것저것 하다보면 잘 시간. 하지만 무더운 날씨 탓에 쉽게 잠들지 못한다. 게다가 귓가에서 앵앵대는 모기까지. 모기약을 되는대로 뿌려보지만 그런 그를 놀리기라도 하듯 모기는 다시 그에게 온다. 지금 나홀로 군에게 필요한 것은 뭐?

▲ 일러스트=김차리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나홀로 군처럼 하루 종일 뒹굴거렸는데도 어깨와 목에 통증을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당신은 쉬었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피로는 계속 쌓이기 때문. 늘 똑같은 자세를 취하는 것은 어깨근육을 비롯해 목뼈를 지탱하는 데 필요한 근육들만 혹사시켜 목과 어깨에 부담을 가중시킨다. 게다가 선풍기 바람을 계속 쐬면 어깨와 목의 통증이 더 심해진다. 찬바람을 계속 쐬면 우리 몸의 자율신경이 열 발산을 막기 위해 근육과 말초혈관을 수축시켜 혈액순환이 더 나빠지기 때문이다. 귀찮더라도 나홀로 군, 일어나서 창문을 열자. 1시간마다 어깨와 목을 돌리는 것만으로도 긴장된 근육의 혈액순환을 개선시켜 줄 수 있다. 그것이 목과 어깨에는 진정한 휴식이다.

그런데 나홀로 군, 어서 TV 보시는 어머니를 말려라. TV 때문에 어머니 치매 걸리시기 전에.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Case Western Reserve) 대학 의사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년의 나이에 TV를 무리하게 많이 보면 치매 같은 뇌질환에 걸릴 위험성을 세 배나 키우게 된다고 한다.

잠자기 전 모기약을 뿌린 나홀로 군, 하지만 모기 죽이려다 나 군이 먼저 죽을지도. 모기약은 호흡기 근육마비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 또한 모기약은 당장 달려드는 모기에게만 효과가 있다.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취침 전 가벼운 샤워로 땀 냄새를 없앤 후 밝은 색의 옷을 입고 잘 것. 모기는 짙은 색을 더 선호하고 밝은 색 위에서 자신이 더욱 잘 노출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밝은 색을 피한다.

그나저나 나홀로 군은 수박을 가져다주신 어머니께 감사해야 한다. 수박에 함유된 과당과 포도당은 피로를 풀어주고 신경안정과 숙취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공복에 먹을 것.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은 수박을 요구르트와 섞어 아침 식전에 마시면 좋다. 또한 나 군, 효자가 되고 싶다면 고혈압으로 고생하시는 어머니께 수박을 권하자. 수박은 혈압을 떨어뜨리는 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도움말 :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이동규 교수
<건강콘서트>(데이비드 나이븐 지음 임성묵 옮김)
<쉽게 차리는 건강 밥상>(김연수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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